영국의 세계적 여름음악축제 ‘프롬스’ 페스티벌이  12일 개막됐다. BBC방송이 주최하는 이 클래식 페스티벌은 올해가 119회째로 9월7일까지 열린다.

올해의 최고 하이라이트로는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베를린슈타츠카펠레의 바그너 링사이클 4부작이 꼽힌다. 5월11일 온라인 티켓 오픈된 지 2시간만에 매진됐을 정도다. 다른 레퍼토리도 대부분 순식간에 동 나버렸다.

작년에는 오페라가 한편도 없었는데 금년에는 바그너와 베르디 탄생 200주년이어선지 바그너 작품이 유난히 많다. 탄호이저, 파르지팔 등등 바그너 풍년이다.

반면 베르디 오페라는 한편도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올해에는 베이스 연광철이 오는 19일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마르케 왕으로 출연하는데 이어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본머스 심포니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해 더 관심을 끈다.

김선욱은 영국과 인연이 깊다. 18살 때인 2006년 리즈에서 열린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최근에는 왕립음악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국내에서만 교육을 받아온 토종인 그가 이 국제콩쿠르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우승해 큰 화제가 됐었다.

이번에 프롬스에 특별 초청받음으로써 그의 음악적 위상은 한층 탄탄해졌음을 알 수 있다.

연광철은 7월31일에는 뮌헨오페라페스티벌 참가작인 바그너의 마지막 악극 ‘파르지팔’에서도 주역인 구르네만츠 역을 맡는다.

마에스트로 쿠르트 마주어가 뉴욕필 음악감독이었을 때 뉴욕의 음악수준을 높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질문을 받고 “프롬스 축제를 뉴욕으로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을 만큼 프롬스의 영향은 막강하다.

금년 레퍼토리는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대박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토마스만의 작품을 영화화한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전편에 흐르는 말러 교향곡 5번, 일본의 여류 피아니스트 우치다 미쓰코가 협연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게르기에프가 지휘하는 무소르그스키, 보로딘 등의 작품으로 구성된 러시안 나이트, 존 엘리어트 가드너의 바흐 칸타타, 몇차례 내한공연을 가졌던 중창단 탈리스 스콜라스가 연주하는 제수알도 등 고음악 레퍼토리, 샤를르 뒤투아가 선보이는 라벨 드뷔시, 그리고 륄리와 라모의 프랑스 고음악, 에사 페카 살로넨-필하모니아의 브루크너 7번 교향곡, 로린마젤-빈필의 브루크너 8번교향곡 등등.

런던 하이드파크 인근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리는 프롬스는 비싼 좌석표를 살 수 없거나 예매를 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당일 5파운드 스탠딩 티켓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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