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가 도이치뱅크 벌과금 줄여주자 유로 뛰고 달러 하락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3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했는데도 달러가 절하돼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외환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달러 차익 매물이 나온 데다, 도이치뱅크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벌과금이 대폭 줄어들면서 달러의 핵심 상대 통화인 유로화가치가 절상된 것이 달러 약세를 유발시켰다.

달러가 절하되자 엔화환율도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103.01로 전일 대비 0.12% 하락했다.

이날엔 미국 달러가치가 오를 요인도 있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된 것이 그것이다. 미국의 11월 신규주택 판매건수가 모기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5.2% 증가하면서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었다. 게다가 미국의 12월 소비자 태도지수도 98.2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절하돼 주목받았다.

무엇보다 이날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달러 차익매물이 쏟아진 것이 달러가치 하락을 유발시켰다. 게다가 미국 법무부가 도이치뱅크에 대한 벌과금 규모를 당초 140억 달러에서 72억 달러로 줄여주고 72억달러의 벌과금 중 실제 벌금은 31억달러에 불과하고 나머지 41억달러는 소비자 구제에 쓰도록 하면서 독일발 금융불안 요인이 줄어든 것도 달러 약세를 거들었다. 이같은 미국 법무부 조치로 인해 달러의 핵심 상대 통화인 유로화의 가치가 절상되면서 달러가 하락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달러 인덱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6개국 통화중 유로화의 비중이 무려 60%에 달한다. 따라서 유로화가 절상되면 달러는 절하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에도 그랬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9월 도이치뱅크에 과거 금융위기 시절 부실 모기지 상품을 판매한 혐의로 대규모 벌금을 부과했었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1.0455달러로 전날의 1.0436달러 보다 높아졌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달러 대비 엔화가치도 살짝 올랐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7.3엔선 초반에서 거래가 형성됐다. 이는 전날의 117.5엔선 보다 낮아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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