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내 외국인들은 여전히 잠잠...엔캐리트레이드 가능성 주목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6일에도 원-달러 환율이 장 중 내내 널뛰기를 연출했다. 장 중 한때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은 소폭 하락한 수준으로 낙폭을 줄이면서 1200원 선을 다시 돌파한 채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01.40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1.6원(0.13%) 하락했다.

앞서 마감된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가치가 뛰고 달러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이탈리아 정부가 BMPS 은행에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한 데다 미국 법무부가 도이치뱅크에 대한 벌금을 대폭 삭감해주자, 미국 달러의 상대 통화인 유로화가 절상됐고 그 바람에 미국 달러가치가 약세를 나타냈다.

게다가 연말 들어 미국 달러 거래가 한산해지면서 달러가치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이날 원-달러 환율도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소폭이지만 하락했다.

그러나 장중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꽤 컸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97원 선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미국 달러 강세가 주춤해진 데다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쏟아진 탓이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이 2주 연속 달러-위안 환율을 낮춰 고시한 것도 원화환율 소폭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인민은행은 이번에도 달러-위안 환율을 1.9459위안으로 낮춰 고시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하지만 장 막판 무렵 원화환율이 낙폭을 축소한 채 다시 1200원 선 위로 다시 올라선 것은 시장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는 얘기여서 눈길을 끌었다. 미국 달러 흐름이 연말에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이다가 직전 거래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200선 위에서 마감된 것은 심상치 않은 흐름일 수도 있다. 시장 일각에선 향후 미국 달러가치 강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신흥국 통화가치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원화환율이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 달러-위안 환율이 6.9458위안으로 소폭 하락했고 엔-달러 환율도 117.11엔 수준으로 117엔대에서 약간 하락하면서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가 소폭씩 강세를 보이자 원화가치도 소폭 강세를 보이는 선에서 마감됐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움직임을 보였지만 그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원화환율 불안에도 외국인들이 의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서형석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즉 '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한국 등 다른 나라에 투자할 가능성이 커지는 현상'이 유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외국인은 한국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선 각각 약 250억 원, 약 180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선물시장에선 1370여억 원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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