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사람 일자리 대부분 빼앗겨..."전문가 없어지는 사회 대비해야"

▲ 영화 'AI'의 한 장면. /사진=해당 영화 홈페이지 캡처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내의 한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는 단 한 명이다. 혼자서 지금까지 200만 건 이상의 처방전을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조제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바로 인공지능(AI)을 갖춘 로봇 약사이기 때문이다.

다국적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는 영국 기업의 세무신고를 세무시스템을 통해 처리한다. 세무시스템은 250명이 넘는 세무 전문가의 전문성을 갖춘 덕분에 전문가들을 뛰어넘는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은 암 진단을 돕고 치료계획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41초마다 하나씩 출간되는 의학 논문의 흐름을 모두 체크한다. 의사 한 명이 새로 출간된 의학서적 가운데 2%만 읽으려면 매일 21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왓슨은 또한 기업 전략 문서를 탐색하고, 회의에서 나눈 대화를 듣고 요약하며, 경영자의 질문을 받으면 자체 통찰에 기초를 두고 분석해 조언하는 등 ‘사람보다 낫다’는 소리를 듣는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시스템 ‘켄쇼(Kensho)’는 “개인정보 보호 우려가 높아지면 기술회사 주식은 어떻게 되지?”라고 물으면 전산처리를 통해 답을 내놓는다.

미국 주간지 포브스는 수익 보고서와 스포츠 기사를 작성할 때 내러티브 사이언스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이용하며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는 ‘퀘이크봇(Quakebot)’으로 지진 경보를 관찰해 기사를 작성한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경영컨설턴트, 기자, 교육자가 모두 사라지는 시대가 ‘곧’ 우리 눈앞에 닥쳐올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 50%가 아니라 그 이상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미래가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실업률에서만큼은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영국 옥스퍼드 인터넷연구소 자문단 회장인 리처드 서스킨드는 최근 펴낸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와이즈베리)’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전통적 전문가가 부침을 겪다가 결국엔 사라져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서스킨드는 또한 “전문가들의 자리는 새로운 전문직 종사자 계층, 즉 ‘준전문가’들이 차지하게 된다”며 “이들은 표준 절차와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런가 하면 1월 말에 발간 예정인 ‘세계미래보고서 2055(비즈니스북스)’에서도 4차혁명이 가져올 충격을 전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은 직업군의 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차량이 보급되면 운전기사라는 직업은 없어질 것이며 글을 쓰는 인공지능도 일부 활용 중이고, 통역을 해주는 이어폰도 조만간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인간’의 일자리는 갈수록 사라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30년 후 실업률이 최저 24%에서 높게는 50%까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2100년 100% 실업이 무모한 예측만은 아니라고 일부에서는 지적한다.

틀림없는 사실은 취업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온다는 점이다. 수명은 늘어나고 건강은 더 좋아진다지만 실업률 문제만은 해답이 쉽지 않다. “전문가 이후의 사회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등 다양한 조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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