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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침체된 노동시장 살릴 묘안은 없나한국의 대선 주자들도 미국과 영국의 '선거 이변' 교훈 삼아야
김완묵 기자  |  kwmm307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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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8  07: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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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에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이력서를 작성하는 구직자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지난해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고를 깨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 같은 일이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브렉시트 결정이나 트럼프의 당선과 같은 상식을 깨는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양극화 심화와 청년실업률 급증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이 가중되면서 대선 후보들이 던질 경제 공약의 영향력이 그 어느 대선보다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브렉시트 결정이나 트럼프의 당선을 가져온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실업난 가중과 세계화에 따른 자국 우선주의가 작동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영국인들은 세계화로 인해 사라진 국경을 넘어 밀려드는 난민들에 질색한 나머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표를 던졌고 멕시코와 중국 등 인건비가 낮은 나라로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긴 미국인들은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 경제 역시 청년실업률이 크게 높아진 속에서도 중소기업이나 건설업의 현장에서는 쓸 만한 노동자가 없다며 아우성이다. 인력이 부족해 들여오는 외국인 근로자가 매년 수만 명에 달하지만 공무원이나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차고 넘친다.

인력 수급의 불일치가 날로 심화되는 속에서도 불평등한 기회를 탓하며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웃인 일본 경제가 청년 취업 준비생을 입도선매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독일 기업들이 지난해 말 현재 인력을 구하지 못한 일자리가 70만 개에 이른다는 보도는 남의 나라 소식일 뿐이다.

우리 경제는 언젠가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불만이 가중되고 취업은 물론 결혼이나 출산마저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구매력마저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이 중소기업이나 현장의 일자리를 마다하고 대기업이나 공무원과 같은 일자리만을 지향하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좋은 인력이 많은 데도 우리 기업들은 국내를 마다하고 해외에 공장을 세워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원인을 짚어보면 청년들이 기피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꾸준히 받아들였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류가 늘어나면서 중소기업이나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자국민 노동자들의 설자리가 점차 줄어드는 현상으로 고착화됐고 이제는 중소기업이나 건설업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아예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경제의 청년실업률은 물론 전체 실업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일시적으로 중소기업 경쟁력은 유지될지언정 국내 노동의 질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대기업들은 보다 적은 생산비용을 감안해 중국이나 아시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대거 이동시키면서 양질의 일자리마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탄생하게 된 요인도 사실 따지고 보면 자국 노동자들의 취업난과 소외 현상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자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물론 공장이 외국으로 자꾸 이전하면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

자국 노동자들의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불만이 쌓여 '러스트 벨트(rust belt)'라는 용어가 탄생했고 이들은 트럼프에게 몰표를 던졌다. 트럼프는 분노한 백인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보호무역과 자국 투자 환경을 개선하려는 조치들을 강력하게 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엎고 브렉시트가 결정된 것도 따지고 보면 외국인 노동자 유입 증가로 자국의 노동자는 정작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역시 기업들이 임금이 싼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자 사회 불안마저 가중돼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국민 감정을 자극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런 고통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에서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이제 시작이고 점차 서비스 분야마저 외국인과 인공지능, 로봇에게 빼앗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자국의 노동자가 외국인 근로자와 일자리를 다투는 정도가 아니라 로봇과 일자리를 다투는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는 소리다. 그럴 경우 블루 칼라(blue collar) 노동자들의 분노와 좌절을 넘어 화이트 칼라(white collar) 근로자들의 설자리도 점차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대선을 준비하는 대권주자라면 우리 노동시장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꼼꼼하게 짚어보고 일자리를 늘리거나 유지하기 위한 작은 변화라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근본 원인의 분석 없이는 공허한 메아리만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노동시장을 살리고 빈부격차 해소와 복지 증진에도 기여하는 합리적인 대안을 가진 리더의 탄생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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