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국수주의 확대 · 무역분쟁 · 저성장 우려"...30년대 체제로 돌아가나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지난해 일어난 예상 외의 2대 이벤트, 즉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정치적인 의미에서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분수령이라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9일(한국시간)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질서는 2차 대전 이후 ▲금본위제도와 자본통제, 그리고 달러 중심의 국제무역질서인 브레튼 우즈 체제(1945~1970년대 중반) ▲변동환율제도·자본통제 폐지·금융 섹터의 자유화·산업의 민영화(1980년대 초~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지나 ▲제 3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 등 자산을 사들이는 양적완화정책(QE)을 채택해왔다. 지난해 말 미국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까지 대규모 돈 풀기에 앞장서왔다. 여기에 더해 지급준비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전의 두 가지 정책 시대를 배경으로 나타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브레튼 우주 체제 하에서 글로벌 증시는 20년 동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제 2기 세계화 시대를 맞아서는 1982년 주식시장의 대호황이 시작됐지만 2000년 이후 IT 버블이 터지면서 하락해 자산 가격이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제와 보니 2000년대 채권 수익률 하락은 지금의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의 전조였던 셈이었다.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은 새로운 경제체제로의 이행이 불가피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미국 대선 이후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세계주식지수(WEI)는 올랐고 다우존스산업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도 사상 최고치인 25배로 치솟았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이런 긍정적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서 80년대에 실시된 감세와 규제완화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에 반대하는 국수주의가 확대되고 있으며, 아직은 미국이 중국과 멕시코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가간 무역분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인구의 고령화로 선진국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기록한 성장률을 재현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터다.

이러한 조건들을 고려할 때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3기는 1980년대 체제보다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대공황기인 1930년대 체제와 훨씬 더 비슷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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