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협상 2년, 시장 충격 적어...4월 프랑스 극우정당 승리 땐 EU 근간 흔들릴 듯"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영국의 메이 총리가 연설을 통해 ‘하드브렉시트’ 방침을 밝혔지만 실현까지는 멀고 험한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의 리스본조약 50조(EU 탈퇴조항) 발동 권한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이달 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SK증권은 19일 “만약 정부가 패소해 협상 개시에 대한 의회 논의가 장기화된다면 일정대로 EU를 탈퇴하기 어려워진다”며 “대법원에서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는 판결이 난다고 해도 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민심을 살필 수밖에 없는 의원들 입장에서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에 다르면 소프트 브렉시트(25%)나 EU 잔류(23%)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한대훈 애널리스트는 “EU 탈퇴가 영국 의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EU 측과의 협상기간이 2년이나 되는 만큼 긴 호흡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U 와 단일시장 탈퇴, 관세동맹 이탈 등 힘겨루기는 단기간에 해결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 시작을 알리는 리스본 50조를 발동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보다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 오는 4월과 5월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을 꼽았다. 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정당 후보인 르펜 후보가 승리할 경우, EU 체제에 대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 지난해 말 국민투표 부결로 총리가 실각한 이탈리아에서는 차기 총선이 앞당겨지면서 EU 탈퇴를 주장하는 정당의 의석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한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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