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특화 스마트폰 본격 출시..360도 VR 카메라도 선보여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필름이라는 단어 대신 ‘코닥(KODAK)’이라고 불렸던 바로 그 코닥 사가 파산을 선언한 지 5년 만에 스마트폰으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

코닥이 파산신청을 한 것은 2012년 1월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당시 “130년 전통의 코닥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며 “필름에서 디지털 기술로 옮겨가는 트렌드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지 이스트먼이 1881년 창업한 코닥은 “당신은 버튼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합니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라는 광고 카피로 대중적인 카메라 시대를 열었다.

1970년대 코닥은 카메라와 필름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였다. 필름에서 고정수입을 올리는 한편 1회용 카메라 시장에 진출해 이름을 날렸다. 1990년대 코닥은 매년 1억대 이상의 1회용 카메라를 판매했다.

그러나 코닥은 디지털 기술로 옮겨가는 것을 거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카메라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회사는 코닥이다. 1975년 코닥의 전자사업부 기술자가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를 보고 경영진은 상용화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자칫하면 디지털 카메라가 아날로그 필름 시장을 잡아먹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코닥의 진단은 맞았지만, 밀려오는 디지털의 물결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일본 카메라 업체들이 1990년대 말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코닥의 영광도 저물어갔다.

2000~2003년에만 수익이 70% 급감했고, 2005년 이후 적자가 이어졌다. 2012년에 들어서자 10여 년 전 90달러에 육박했던 코닥의 주가는 50센트 이하로 떨어졌다. 결국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한 코닥은 필름사업부와 디지털 이미징 특허권을 매각하는 등 뼈아픈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 '엑트라' 스마트폰. /사진=코닥 홈페이지 캡처

코닥이 회생한 것은 파산한 지 1년 반 만인 2013년 9월 JP모건 등 투자은행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수혈 받으면서다.

이후 몇 년 간 잠잠하던 코닥은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엑트라(Ektra)’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영국 하드웨어 업체와 손잡고 만든 엑트라는 코닥의 특성을 살려 사진 촬영에 특화시켰다. 지난해 12월 유럽 지역에 우선 출시된데 이어 1월 중순부터는 북미 지역에서도 판매 중이다.

이에 앞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간단하게 인화할 수 있는 ‘포토프린트 도크’를 선보였는가 하면 360도 VR 카메라를 출시하는 등 기존 아날로그 필름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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