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민주화 통해 경제 저변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야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우리나라처럼 대권 주자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그래선지 공약도 넘친다.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도 아주 많다. 달콤한 경제 공약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슴에 확 와 닿는 경제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자리 정책이나 경제 활성화 정책들을 보면 과거에 써먹었던 정책이 즐비하다. 공기업, 공무원 채용 확대 등 근시안적이거나 포퓰리즘적인 공약도 많다. 국민들의 등골을 빼다가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경제 공약은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경제민주화요, 또다른 하나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중소-중견 기업 대규모 육성이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저변도 넓히고 쓸만한 일자리도 많이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경제민주화는 그 의미가 광범하다. 그러나 필자는 그 범위를 확 좁혀서 한 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재벌들의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 근절이다. 재벌의 일감을 자기 계열사가 아닌 여러 일반기업에 나눠주고 그들을 육성하면 그들 일반 중소, 중견 기업은 한국에서의 성장을 발판삼아 전세계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크고 작은 글로벌 기업 수가 많이 만들어 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얼마 전 자동차 부품협회 관계자가 전해준 말이 실감난다. 우리나라는 완성차 기술이 발전된 나라라고 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산업은 완성차 대신 부품산업에 몰두하고 있는 대만에 밀린다고 했다. 대만의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독일 등 글로벌 유명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수출하면서 경제저변도 넓히고 많은 일자리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완성차 회사가 여럿 있는데도 자동차 부품산업이 대만에 밀리는 것은 일감 몰아주기와도 무관치 않다고 했다. 우리의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지나치게 완성차 업체에 종속되어 있다 보니 국내에서의 대체부품산업 발전이 지연되거나 전체적인 부품사업도 우리의 능력만큼 커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대기업 중심의 일감 몰아주기를 제한하고 그 일감들을 일반 기업들이 경쟁을 통해 확보토록 해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대기업 계열사를 통해 거래되는 이른바 ‘정품’ 제도의 허점을 시정하고 '대체부품제도'를 활성화 해 어느 부품회사가 만든 제품이든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고치거나 수리할 때 부품을 마음대로 골라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정부가 일반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수출 지원에 나선다면 우리나라는 완성차산업 못지 않게 부품산업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울 여지가 있다는 게 부품협회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그러려면 기존 완성차 업체와 관련 경제부처간 권경유착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 대체부품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정부가 일반 자동차 부품에 대한 인증제도를 빨리 정착시켜 인증된 대체제품의 수출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같은 자동차 업계의 일감 몰아주기 제한을 통한 경제저변 확대방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런 경제민주화의 대상이 우리나라 전 산업에 걸쳐 널려 있다. 전 산업 분야에서 경제민주화가 이뤄지고 일감 몰아주기가 사라진다면 중소, 중견 기업이 살판나고 우리 경제의 저변확대가 가능하며 그들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또한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우리의 정경유착, 권경유착, 일감 몰아주기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눈으로 확인했다. 실로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이게 다 현 정부가 그들의 당초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다 버린데 따른 것이다.

이제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경제민주화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명분은 충분히 생겼다고 본다. 차기 대선주자들은 이런 심도 있는 경제민주화를 경제공약으로 제시했으면 한다. 재벌의 내부거래나 일감몰아주기를 철저히 근절하여 우리 경제의 저변을 확대하고 나아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는 성숙된 경제공약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게 필자의 소망이다. 다시는 재벌과 유착하는 정권이 탄생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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