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금 상승 부진 & 에반스 총재 "점진적 금리인상 강조" 영향?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3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강보합에 그쳐 시장 참여자들을 의아케 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빅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는데도 달러가치가 미미하게 오른 것은 의외라면 의외이기 때문이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에 촉각을 세웠다. 이날은 노동부가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를 발표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또한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호전될 경우 미국 연준의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자신감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지표중 하나가 고용지표이기 때문이다.

이날 고용지표는 양호했다. 1월 중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무려 22만7000명에 달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7만5000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1월 중 미국 민간 부문의 시간당 임금이 전월 대비 3센트(0.12%) 밖에 오르지 못하면서 시장 예상치(0.3% 상승)를 밑돌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미국의 1월 고용지표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와 전월 수치(4.7%) 보다 높은 4.8%를 나타냈지만 이것은 별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인들의 구직 활동이 다시 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용지표 호전은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요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날 미국 달러가치가 살짝만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1월 임금상승이 부진한 점이 부각 되자 달러가 크게 움직이지 못한 것으로 해석했다.

게다가 이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이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나는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말한 것도 달러 강세를 제한했다.

미국 연준에 따르면 에반스 총재는 이날 시카고 남부의 프레리주립대학 연설에서 “경제가 부정적인 충격을 견뎌낼 만큼의 성장 안전장치를 확보하려면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강조했다.

에반스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결정에 투표권을 갖고 있는 힘 있는 인사다.

다만 이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한 경제 TV에 출연해 “나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선호한다”는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 냈지만 달러가치는 크게 뛰지 못했다. 그는 올해 금리인상과 관련한 투표권이 없다.

이런 가운데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06% 상승한 99.84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 인덱스가 소폭 움직이는 데 그치자 다른 주요국 환율도 소폭 변동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0.17% 하락한 112.61엔 선에서 움직였다.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1.0782달러로 전일 대비 0.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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