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中 오포 · 비보, 이제 해외 시장도 노린다"...삼성 대응책 있나

▲ 지난 1월 리처드 유 화웨이 CEO가 미국에서 열린 'CES 2017'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화웨이 제공

 

[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로 짜인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무명이었던 중국의 오포(OPPO)와 비보(VIVO)가 무섭게 치고 올라선 것이다.

중국 BBK 일렉트로닉스 계열사인 오포와 비보는 이제 세계 5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부상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6일(한국시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2012년까지 오포와 비보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해도 3%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에서 팔리는 스마트폰 3대 중 1대가 오포나 비보 제품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삼성과 애플의 강력한 도전자로 주목받던 샤오미를 따돌린 것은 물론이다.

작년 6월 400달러에 개통할 수 있는 오포 R9이 가격이 2배 이상인 애플의 아이폰을 제치고 중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휴대폰으로 등극했다. 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비보도 함께 상승세를 탔다. 주 소비층인 20~30대가 샤오미를 떠나 오포와 비보 제품으로 옮겨간 것이다.

이 바람에 한때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애플의 아이폰은 중국에서 오포와 비보, 화웨이, 샤오미에 이은 5위로 처졌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15년 3분기 11.4%에서 2016년 3분기에는 7.1%로 급락했다.

샤오미도 소비층의 구매 패턴을 모르고 온라인 판매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함께 추락했다.

오포와 비보는 저렴한 휴대폰을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경우 대도시의 부유층과는 달리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직접 조작해보고 구입한다는 사실을 파악해 대리점 확충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현재 오포의 휴대폰은 중국 내 20만 개 대리점에서 팔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다양한 보조금 지원제도를 활용했다. 때에 따라서는 통 크게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오포의 이 같은 판매전략은 두안 용핑 BBK 일렉트로닉스 창립자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 워런 버핏을 존경하는 그는 지난 2007년 버핏과의 점심 식사를 위한 경매에 6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은퇴했지만 여전히 오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그렇다고 오포와 비보에 낭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판매가가 낮아 영업이익률이 낮고 보조금 규모가 커 많은 영업이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 내 저가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이 극심해 머지않아 50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기를 쓰고 해외로 진출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스마트폰 외에 통신장비도 생산판매하는 화웨이는 중국 시장 랭킹 3위인데 내수시장 확대보다 해외 진출에 더 힘쓰고 있다. 이미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매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오포는 최근 스마트폰 판매가 급증하는 인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동남아에서는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국내 스마트폰 업체의 무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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