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 공동창업자, 1억5750만달러에 그쳐...선구안 없으면 행운도 '남의 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Snapchat)’ 모기업 스냅의 기업공개(IPO)는 미국 증시와 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다.

스냅챗은 사라지는 동영상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가치는 최대 250억달러(28조7500억원)로 평가된다. 초우량기업으로 꼽히는 스냅은 빠르면 내달 초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창업자인 에반 스피겔과 공동 창업자 겸 CTO(최고기술책임자)인 바비 머피도 억만장자로 등극하게 된다. 이들의 나이는 만 26세와 27세에 불과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스피걸과 머피는 각각 회사 지분 20%(2억23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평가액인 주당 16.33달러 기준으로 각각 4조1900억원이다.

이들의 성공을 보면서 레기 브라운은 아마도 아픈 배를 움켜쥐지 않았을까. 브라운은 스피겔, 머피와 스탠퍼드대를 같이 다녔다. 읽은 메시지를 ‘펑’ 하고 사라지도록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브라운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그는 창업한 지 2년 만인 2013년 두 사람과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당시 그는 자신도 공동창업자라며 구글 챗과 e메일, 스피겔의 아버지가 보낸 텍스트 메시지 등을 법원에 제출하며 지분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 이후 소송 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IPO를 앞두고 밝혀졌다. 그가 지분을 넘기는 대신 스냅에서 받은 돈은 1억5750만달러(1811억원)로 알려졌다. 1800억원도 큰 금액이기는 하지만 4조원에 비하면 얼마 안된다.

창업자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지키지 못하면 큰 돈을 벌지 못하는 사례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한때 전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왔던 테트리스는 러시아에서 탄생했다. 바딤 게라시모프가 16살 때 친구가 만든 게임을 PC버전으로 만들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모스크바에서 불법 버전이 판을 쳤지만 아직 고등학생이었던 게라시모프는 저작권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공동개발자인 파지트노프가 내민 종이에 사인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테트리스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조건이었다고 한다. 테트리스의 저작권은 그러나 이후 구소련으로 넘어갔고 현재는 미국 회사가 게임의 판권을 구입해서 운영 중이다.

맥도널드 햄버거의 원래 창업자인 모리스와 리처드 맥도널드 형제는 ‘맥도널드’라는 라이선스 사용권을 52세의 믹서기 판매사원인 레이먼드 크록에게 팔아치웠다. 오늘날 맥도널드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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