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이달 20일 구제금융 합의 안나오면 그리스를 정크등급으로 강등"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가 “베일아웃(긴급구제) 자금이 없다면 그리스는 새로운 정크 국면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20일 열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그리스 운명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13일(유럽시각)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피치의 그리스 진단이 주목받고 있다. 피치가 “만약 채권자들이 이번 달 그리스에 대한 베일아웃 관련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국가 신용등급이 정크 등급으로 추가 하향 조정되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피치의 이 같은 진단은 그리스에 대한 베일아웃 결정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피치는 “CCC 단계에 있는 현행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그리스가 70억유로의 상환에 직면해 있는 오는 7월보다 훨씬 앞서 최신 베일아웃 자금을 성공적으로 주입 받는다는 전제 아래 매겨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피치의 이 같은 경고는 유로존 재정장관들이 오는 2월 20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2월 20일은,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오는 9월 독일의 국민투표까지 다수의 유로존 국민투표가 끝나기 전에 열릴 마지막 회의로 간주되고 있다.

피치는 “그리스에 약 2년 동안 CCC 등급을 매겨왔다”면서 “이 같은 신용등급은 그리스에 대한 세 번째 베일아웃 프로그램이 오는 7월 이전 성공적으로 실행돼 공적 자금에 대한 접근을 지속한다는 가정 아래 세워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피치는 “이번 달 유로그룹 회의 이후 4일 뒤 시점인 2월 24일에 다음 번 신용평가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와 피치에 따르면 그리스는 2014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에 따라 2015년 여름에 860억유로의 베일아웃을 지원 받았고 디폴트 위험에 직면했었다. 아울러 그리스 국내 은행들에 대한 자본통제를 겪어야 했다.

신용평가 하향 조정은 베일아웃이 종료되는 2018년 여름 이전에 채권시장으로 복귀하겠다는 그리스 정부의 야심찬 계획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피치의 국가 신용평가 등급 고위 임원인 Michele Napolitano는 “최근의 사건들은 긍정적 경제지표들과 재정 관련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위험이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에 계속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해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2년물 국채는 이날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났는데, 이에 따라 수익률은 50bps이상 상승한 약 9%를 기록했다. 채권가격이 추락한 것이다. 이는 국가 중앙은행 관료가 최신 베일아웃 교착상태가 경제에 미칠결과를 언급하고 난 뒤 나타났다.

EU(유럽연합) 채권자들이 지난주 금요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 및 IMF(국제통화기금)와 합의를 맺는 데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압박 또한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는 의회를 통해 추가 세금 개혁 및 연금 개혁 도구를 선보여 36억유로(GDP의 2%)를 저축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는 그리스의 재정 목표치 달성 실패를 우려하는 IMF를 안도시키기 위한 조치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그리스와 IMF는 독일로부터 2018년 베일아웃 만기 이후 중기적 부채 감면 도구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상태다.

IMF는 여전히 현재의 베일아웃 협상과 관련해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그리스가 그들이 축적해 놓은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새로운 자금을 제공해주지 않고 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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