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정부가 7.21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외부적 경제환경은 좋아졌지만 내부의 적 때문에 고전할 것이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향후 아베의 경제적 행보가 주목된다.
 
23일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아베에게 진짜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CNBC는 “아베정부가 가장 신경써야 할 세력은 자민당내 기득권 수호세력이다”면서 “그들이 아베 정책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마켓워치와 BBC도 “일본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노령화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가가 아베노믹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의 이같은 지적은 아베가 소비세법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 산업경쟁력 강화법 등을 놓고 국내외 이해관계집단과 치열한 협상에 나서야 하는데 특히 자민당내 기득권세력들이 사사건건 딴지를 걸어 아베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로 소비세부과와 관련해선 아베 자신을 지지해준 국민들의 세부담을 가중시키는 조치라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심지어 아베총리의 측근들조차도 내수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증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을 정도다. 예컨대 아베총리가 영입해 온 고이치 하마다 교수의 경우 타협안으로 내년 4월에 2%포인트 인상하고 그 후 매년 1%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아베 총리 자신도 가을에 가서나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TPP협상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 협정에 가입하길 희망하고 있으나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일본의 회원 가입을 반대하고 있고 일본 내에서도 분야별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마켓워치와 BBC는 “막대한 부채로 인해 정부지출의 52%를 빌려서 충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령화추세로 재원조달이 쉽지 않다는 게 이들 외신의 걱정이다.
 
하지만 7.21선거 승리로 아베정부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우호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이치방크는 이번 선거압승으로 아베노믹스가 탄력을 받을 경우 엔-달러 환율이 오는 9월까지 달러당 102~103엔을 회복하고 나아가 내년 초엔 105~110엔, 2015년엔 120엔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일본의 수출경쟁력은 더 개선되고 한국 등 주변국은 수출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힘든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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