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주연보다 조연이 더 인기를 끄는 영화가 있다. 제약업종이 그런 경우다. 매출 1조원을 달성해 1조 클럽에 가입한 제약사가 주연이라면 1조 클럽의 8부 능선을 넘은 제약사는 조연이라 할 수 있다.

▲ 종근당 본사

작년 매출이 8319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한 종근당이 제약업계 5위권에 진입하면서 조연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장 기대치에 부합되는 견조한 성장을 이루었다는 평이다. 특히 막판 스퍼트가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3%, 91.2% 증가한 것이다. 1~2년내 1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별 영업이익만도 10조원을 넘나드는 섬성전자에 비하면 초라하게 보이겠지만 영세한 제약업종에서 매출 1조원은 오르기 힘든 산에 비유된다.

녹십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찌감치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작년 매출이 1조1979억원으로 전년대비 14.3% 증가했다. 창사이래 최대 규모다. 올해도 주력인 혈액제제와 백신부문의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고 증권업계는 전망했다. 기존 3가 백신보다 비싼 4가 백신사업에 힘입어 올해도 1조2800억원대 매출800억원대의 영업이익 등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

2015년 실적에서 한미약품에 1위 자리를 내준 유한양행은 3년(2014~2016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업계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 9643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1일 영업실적을 발표할 유한양행의 2016년 매출은 1조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주력제품인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고지혈치료제 아토르바, 호흡기치료제 코푸의 성장세가 유지됐고 원료의약품 수출도 늘었다.

업계의 관심은 한미약품이 2015년에 올린 매출1조3175억원을 경신할 수 있을 지에 쏠려있다.

제약 이외 음료 등의 비중이 높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 광동제약은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연결 기준 작년 1~3분기까지 매출이 7912억원으로 매출 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매출은 9554억원이었다. 그러나 생수 삼다수의 비중이 20%에 가깝고 계열 소모성 자재 기업의 매출이 큰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생수 시장 1위인 삼다수 판권계약을 1년 연장하는데 성공한 것은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2013년 창업주인 고 최수부 회장의 타계로 경영을 맡은 오너 2세 최성원 부회장은 외형은 커졌지만 제약기업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해소시켜야하는 숙제를 안고있다.

▲ 한미약품 빌딩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로 받았던 계약금 4억유로(5000억원) 중 절반을 돌려준 한미약품은 1조 클럽 진입 1년만에 밀려났다. 업계1위에서 4위로 추락한 것이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882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3% 줄었다. 영업이익은 2118억원에서 268억원으로 87.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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