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산 우려 고조, 이라크 매장량 증가...유가 불안 속 美 에너지주 약세 심화?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이번 주 글로벌 원유시장과 주식시장에선 국제유가 흐름 및 미국 등 주요국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계속해서 관심을 끌 전망이다.

최근 미국시장에선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인 에너지 섹터 주가가 이상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 이라크발 유가 불안 우려는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한국시각) 주요 외신 및 증권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증시에서 에너지 섹터의 주가 흐름이 이상하다. 국제 유가가 지속해서 50달러 선을 웃도는 골디락스 수준(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미국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올들어 지난주까지 확연한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증시에서 금융주와 함께 에너지 섹터는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 섹터로 인식되고 있는데 주가 흐름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17일(미국시각) 기준 미국서부텍사스산(WTI) 원유 가격은 53.40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55.73달러로 아직은 견고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미국증시에서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올 들어 5%나 떨어졌다. 미국 정유주를 대표하는 엑손모빌의 경우 올들어 주가가 9% 이상 추락했고 2위 정유사인 쉐브론도 올들어 5% 이상 떨어졌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적극적인 감산 이행으로 유가가 시장이 예상하는 50~60달러라는 골디락스 수준을 유지하는데도 미국 에너지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이 의아해 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럴까.

우선 미국 정유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엑손모빌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에너지 섹터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ETF(상장지수펀드) 중심의 증시거래가 크게 늘면서 같은 섹터 내 대표 주식이 급락하면 업종 전체의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엑손모빌의 주가 하락은 다른 석유업체 주가 마저 동반 하락시키는 결과를 야기했다.

두 번째는, 미국발 유가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대로 글로벌 시장에선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을 넘어서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의 원유증산우려는 급격히 현실화 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매국에선 유정이 약 200개나 늘었다. 또한 원유정보업체인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까지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 수는 무려 5주 연속 증가했다. 그러면서 미국발 유가 약세 요인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원유재고가 폭증했고 미국의 원유재고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 한주간 WTI 유가는 0.9% 하락하면서 3주만에 첫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 번째는 이라크발 유가 불안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라크에서는 최근 100억 배럴 규모의 유전이 또다시 발견됐다. 그러면서 이라크의 총 원유매장량이 1530억배럴로 급증했다. 이라크가 OPEC과 주요 산유국의 감산 움직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라크 경제는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 있다. 그런데 재정 수입의 95%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라크가 원유 감산 흐름에 돌발 악재를 제공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이번주 국제 유가 흐름과 미국증시 내 에너지 섹터의 흐름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들 요인 때문이다. 또한 미국 에너지 섹터 주가 약세는 다른 나라 증시에도 전염될 수 있어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 증시내 향후 정유주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한국 정유주들은 그간 환율 혜택을 입었지만 앞으로는 그럴 요인이 사라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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