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평가...트럼프 불확실성 여전...FT 등은 미국증시 재조명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0일(미국시각) 뉴욕증시는 휴장했다. 대통령의 날을 기념하는 날에 증시가 쉰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그간 신나게 달려 온 미국증시가 향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대통령의 날 휴장의 계기로 미국증시를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증시 S&P500 지수가 고평가 돼 있는지를 주시해야 한다며 "비관적인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골든 매크로 앤 파이낸셜 데일리'와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증시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하면서 뉴욕증시는 3일 연속 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번 연휴를 미국증시에 대한 재점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두됐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 이후 가장 크게 웃은 곳은 미국 증시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 존스 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12%나 뛰었다. 트럼프의 경기 부양 정책 기대에 미국 증시가 환호했다.

그러나 미국 월가를 제외한 다른 곳에선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취임 첫달 지지율이 고작 39%에 불과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첫달 지지율이다.

이는 뭘 말하는가.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최근 트럼프는 트위터나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여러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는 한다면 한다”는 자신감이다. “내가 내놓은 공약은 어떻게든 이행하겠다”고 큰소리 친다. 최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오바마 케어 폐지, 반이민정책 강행 등의 사례에서 볼 때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이후 벌써 26건이나 되는 행정조치를 발동했을 만큼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어 많은 나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를 반긴 것은 뉴욕 월가 뿐이다. 반면 미국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증시를 재점검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여러 불확실성 요인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였던 미국 금융섹터와 에너지섹터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최근 미국증시는 순환매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와 관련,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가 미국증시를 새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신문은 “S&P 500지수가 최고점을 기록한 가운데 몇몇 투자자들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이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점에 올라서고 특히 S&P500 지수가 10년만에 가장 고평가 돼 있지만 몇몇 투자자들은 이 지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음을 목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대기업들의 주가 측정도구인 S&P500 지수는 지난주 금요일(미국시각 17일)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지난해의 대선시점 보다 약 10% 높아진 2351.2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는 보다 불길한 통계가 존재한다. S&P500 지수의 포워드 P/E 비율이 지난주 17.6배로 높아진 것이다. 그만큼 이 지수가 고평가 돼 있다는 얘기다. 특히 FactSet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P/E비율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 20년 동안의 평균인 17.2배도 넘어선 것이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시장이 고평가 돼 있음을 의미한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이같은 진단이 하필 미국증시가 대통령의 날까지 합해 3일 연속 쉬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연휴가 미국증시 재점검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신문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높아진 밸류에이션, 즉 시장이 고평가된 것 만으로는 시장 상승을 이탈시키기에 충분치 않다고 말하지만, 잠재적으로 혼란 상황이 앞에 놓여있음을 가리켜주는 또 다른 지표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Cantor Fitzgerald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Peter Cecchini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S&P500의 5~7% 단기 후퇴를 계속해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S&P500 지수가 계속해서 새로운 고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상승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와 동시에 변동성의 ‘무너짐’이 발생한 것도 예의 주시 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 또한 연초 이후 상승을 중단했는데, 올 한해 현재까지 0.63% 상승하는데 그쳤다”면서 “이는 S&P500 지수의 올해 5% 상승과 비교되는 수치다”고 지적했다.

Cecchini는 “니케이 지수는 2000년과 2007년, S&P500 지수가 고점을 달성하기 이전에 고점을 찍었다”며 “일반적으로 S&P500 지수는 시장 참여자들이 마지막으로 매도하는 위험 자산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골드만삭스 전략가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이들은 S&P500 지수가 향후 3개월 동안 2400포인트 까지 상승할 것이지만 이후 9개월 동안에는 2300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 시점에서 2% 하락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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