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아직 이재용 부회장은 교도소 아닌 구치소에 있어"...기사 신뢰성에 지적

▲ 블룸버그의 23일 오후 첫 화면 모습. /사진=블룸버그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의 다른 재벌3세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외신의 집중적인 관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렇게 엄청난 기업의 소유권과 경영권을, 치열한 경쟁이 아니라 연이은 대물림으로 얻었다는 점은 오늘날 인류의 보편적 가치관에서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외신은 한국 재벌총수에게 사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마치 온 동네 북 치고 장구 치듯 대서특필한다.

블룸버그의 23일 기사는 지금부터 14년 전, 파이낸셜타임스가 죄수복 차림의 최태원 SK 회장 사진을 큼직할 때 내보낼 때와 비슷한 느낌을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 기사에 특별한 사진은 없지만 기사 한 줄 한 줄이 삼성의 신경체계를 자극할만한 것들로 가득하다.

블룸버그는 이날 ‘삼성 상속자의 새로운 집무실은 연쇄살인범도 수감된 교도소’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억만장자 경영인이 교도소의 푸른 죄수복을 입고 하루 한 시간만 운동이 허용된다. 인터넷은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그의 감방에 TV는 있는데, LG 것”이라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도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교도소가 허용한 프로그램만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이재용 부회장은 아직 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도소가 아닌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면서 이같은 조롱성 외신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사건 때 알려진 것과 같은 변호인 접견에 대해서도 이 매체는 소개했다.

재벌개혁 운동가인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이 별도의 접견실에서 변호인을 원하는 만큼 만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삼성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회장들이 수감되고도 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건 한국의 후진문화”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있는 서울구치소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연쇄살인범 유영철도 수감돼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2500 칼로리 영양을 갖춘 세 끼 식사를 제공한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반찬 가짓수, 처음 도착해 지급받는 물품 목록까지 수감된 이 부회장의 일상을 세세하게 전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런 환경에서 과연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적합하냐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본격적인 조롱이라는 느낌도 줄 수 있는 이러한 보도는 외신의 속성에 충분히 예상된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삼성 흡집내기를 바라는 투자세력 뿐만 아니라, 왕실 사람들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모두 관심을 끄는 기사다.

삼성으로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수감됐을 때, 이 그룹이 확실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무난히 넘겼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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