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연준-트럼프-금통위, 모두 원화가치 절상 요인들만 가득

▲ 시중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네고, Fed, 트럼프, 금통위.’

무엇하나 원화가치를 떨어뜨릴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기업들의 수출 호조가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달러, 즉 네고물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는 금리 올린다 얘기는 많이 나와도 정작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은 신중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구체적 행동이 없는 전략적 발언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국이 아닌 한국이 ‘고래등의 새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서울 외환시장에 가득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이 아니라 한국 외환당국의 손발을 묶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회의에서 물가 상승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기조로 전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할 전망 또한 크게 사라졌다.

금통위 회의 이후, 오히려 시장금리는 하락했지만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매입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환율 요인이 채권 자체의 변동 요인을 압도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4가지 요인 가운데 Fed와 트럼프는 원화환율이 엔화환율과 공유하는 것이지만, 네고와 금통위는 원화환율 만의 변동요인이다.

원화의 절상(원화환율 하락) 폭이 엔화를 크게 앞질러 24일 오후 현재 100엔 대비 원엔환율은 1001원으로 다시 세 자릿수로 내려가기 일보직전이 됐다.

예전 같으면, 900원대 원엔환율은 한국 외환당국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확실한 신호였다. 지난 15일 원엔환율이 1000원 아래로 내려가자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바로 다음날 경제장관 회의에서 환율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덕택에 하루만에 1000원대가 회복됐다. 그러나 그후 미국의 환율조작국 문제 제기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원화 당국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4일 오후 1시31분(한국시간) 현재 원화환율은 1달러당 1128.9 원으로 전날보다 0.75% 하락했다.

엔화환율은 112.73 엔으로 전날 뉴욕시장 마감 때보다 0.11% 올랐다.

이에 따라 100엔 대비 원엔환율은 1001.4 원으로 전날보다 3원 가량 하락하면서 1000원대에 간신히 걸친 모습이 됐다.

유로환율은 1유로당 1.0585 달러로 전날보다 0.03% 올랐고 파운드환율은 1.2557 달러로 0.01% 상승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