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도 올해엔 노사 갈등 없이 더 많은 고용 창출 해주길 기대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올해 최악의 고용 한파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최근 쌍용자동차가 노사 화합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반갑다.

전체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그림자 백수'를 포함하면 350만명이 넘는 구직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올해 우리 고용시장은 근래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업 취업자가 16만명이나 감소했다.

제조업에서는 새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보다 실직하는 사람이 많은 흐름이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조선, 해운 등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대기업의 채용시즌이 시작됐지만 기업들이 채용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다. 업황 부진 속에 구조조정의 흐름이 지속되고, 실적이 비교적 나은 기업들도 정국 불안정에 기업인이 구속되는 등 눈치를 보는 형국이라서 고용 한파를 녹이기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암울한 현실을 뒤로하고, 노사대립으로 수많은 근로자들이 사업장을 떠나야 했던 쌍용차가 지난해 비록 작은 규모지만 흑자를 이뤄내 재도약을 준비한다니 한 줄기 단비와 같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과 총파업으로 극심한 노사대립을 겪었는데,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했던 평택공장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또한 많은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리면서 참담한 생활고에 시달려야 하는 아픔이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인도계 회사인 마힌드라에 매각된 이후 2015년 내놓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티볼리'가 히트를 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거기에 노사가 화합이라는 대타협을 이룬 이후 무분규 사업장으로 재탄생하면서 쌍용차는 지난해 '9년 만의 흑자 달성'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는 회생의 포인트라 여겨지던 연간 15만대 자동차 판매를 달성했고, 올해는 대형 프리미엄 SUV인 Y400(프로젝트명)을 내놓으면서 성장 엔진을 더욱 뜨겁게 달구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기존의 티볼리와 코란도에 새로운 대형 SUV가 가세하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레저 차량(RV)에서 존재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쌍용차 앞에 놓인 사업 환경이 마냥 녹녹하지는 않겠지만 노사의 화합 속에 부활의 노래를 확실하게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에 더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기아차의 고질적인 '노사 갈등'도 올해엔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현대차에 대한 심층 연구를 통해 펴낸 '가 보지 않은 길'(나남)에서 현대차 노조의 어마어마한 저항이 혁신과 성장을 막는 방해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근로자 평균 연소득이 1억원에 육박하는 회사에서 일부 세력이 우리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더는 위협해선 안된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 펼쳐지는 현실에서 혁신을 막는 일들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선 정치권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끊임없이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노사가 화합을 해도 부족한 판인데, 일부에선 구시대적 조직과 내부자 연대를 통해 기업과 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큰 요인이 되고 있으니 '남의 일'이라고 손 놓을 일도 아니다.

물론 송 교수는 소통을 외면한 경영층에도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빼놓지 않는다. 대화 능력을 상실한 경영층이 지금과 같은 투쟁 일변도의 노사관계를 만든 또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차제에 소통의 방식을 개선해 경영과 노동이 이별한 시대를 끊어내고 노사가 주인의식을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는 시대를 열어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노사가 함께, 필요하다면 정부와 정치권도 참여해,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 해서 올해는 합리적이고 소통이 가능한 노사관계를 이룩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연구개발을 통해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유력 회사를 M&A(인수합병) 하는 것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기업에 있어 노사화합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최악의 노사 분쟁과 파업으로 경쟁회사들이 약진을 하는 속에서도 현대차가 실적에서 후진을 한 것은 이를 방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노조 탄생 30주년을 맞는 현대차는 울산 태화강에서 노사 화합의 깃발을 펄럭이길 기원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장으로 거듭나길 고대한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