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스냅챗, 의결권 없는 주식 발행...기업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

[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인기 모바일 메시징 어플인 스냅챗 모기업인 스냅은 2년 전 경제 전문지 포브스로부터 직원 1인당 기업가치가 가장 큰 회사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당장의 경영실적은 매우 실망스럽다.

스냅의 지난해 매출은 4억400만달러인데 순손실은 이보다 훨씬 많은 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의 순손실액 3억7300만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영업부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스냅은 “앞으로도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익을 내더라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한국시간) 전했다.

그런 스냅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의결권이 없는 주식 발행을 통해 기업을 공개한다는 것이다. 스냅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에반 슈피겔은 가까운 장래에도 현금배당을 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스냅의 기업공개(IPO) 가치는 18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FT는 예상했다. 이런 평가액은 1주일 전의 222억달러보다 하향평가된 금액이다.

경영실적이야 어떻든 경영진이 최소한의 책임만 지는 스냅의 기업지배구조 방식에는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외부 주주들이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스냅과 같은 방식의 의결구조는 구글, 페이스북 등 다른 IT기업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는 현대의 기업지배구조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TF는 지적했다.

특히 기술집약적 섹터의 경우 자본소유자와 기업가 간의 힘의 균형이 기업가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IPO(기업공개)는 신규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을 도와준 벤처 투자자가 수익을 챙겨 빠져나가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변질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IPO를 통해 조성된 자금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거나 미래의 M&A를 위한 자금줄이 되기도 한다. 또 스냅의 경우와 같이 매출과 지출 간의 차이를 메우는 데도 유용하다.

IT섹터의 부실경영은 경영진을 감시하고 경영에 관여하려는 의지가 있는 투자자가 줄고 있다는 것도 원인의 하나로 분석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스튜어드십’,즉 기관투자가가 주총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시해 책임있는 경영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준칙(행동강령)이 주목받고 있다. 영어권 국가들과 미국에서 불거지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관련 아젠다는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십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전통적인 기관투자자들은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급여 지급과 같은 사안들에서 경영진과 점점 더 맞서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TF는 덧붙였다.

[기사정리=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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