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IT 대기업들, 너무 많은 돈을 쉽게 벌어들인다"

[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IT 기업들의 주가매출비율(PSR)이 21세기 들어 최고치에 올라있다. 전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4대 기업은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모두 IT 기업이 차지할 정도다.

스마트폰을 위한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작은 기업인 스냅은 지난해 매출이 4억 달러에, 7억 달러의 현금손실을 기록했는데도 3월1일 기업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28일(한국시간) "IT 기업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IT기업들이 몰려있는 미국 서부의 중심도시 샌프란시스코의 주택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면서 "지난 5년 동안 뉴욕의 주택 가격보다 66% 이상 더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이른바 닷컴버블 여부를 가리기 위해 글로벌 IT 기업을 대상으로 ▲현금흐름 ▲투자자들이 기업의 수익성 등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 여부 ▲그리고 미래실적에 대한 전망이 ‘저축의 패러독스’와 같은 합성의 오류를 경험하고 있는지 여부 등 3가지 금융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 결과 IT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거품이 부글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거품이 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항목별로 보면 현금흐름 면에서 IT 기업들은 우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12개월 동안 규모가 큰 150개 IT 기업들은 자본 지출 이후 무려 3500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창출했는데, 이는 일본에 상장된 비금융사 전체가 같은 기간동안 창출한 현금흐름보다 더 많았다.

두 번째 평가항목은 투자자들이 IT 기업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는지 여부로 투자자와 기업은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삼성전자나 애플같은 기업들은 원숙하고 수익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알리바바나 텐센트,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 등은 매출이 연간 20% 이상 증가하고 수익성도 높다. 세 번째 그룹이 수익성이 없는데도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로 우버와 스냅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미 실현된 시장가치, 향후 4년 동안 기대되는 이익의 현재가치, 그리고 2020년 이후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가치 등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본 결과 삼성과 애플은 크게 성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같은 기대되는 기업들은 2020년 이후에 가치의 90% 이상을 창출할 것으로 봤다. 반면 이런 기업들은 완전히 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합성의 오류 여부와 관련, 버블이 형성돼있을 때 개별 기업들만 보면 강세이지만 전체를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IT 산업이 합성의 오류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아직 상장되지 않은 IT 기업이 너무 많으며 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1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높아졌다. 아직 상장되지 않은 전세계 IT 기업의 총가치는 35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IT 대기업의 대다수가 안고 있는 밸류에이션 리스크는 많은 돈을 너무도 쉽게 벌어들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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