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작품 호명 실수는 2년 전 미인대회인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 때 소동의 판박이다. 당시 해프닝은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의 이례적인 ‘현자 발언’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지난 26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작으로 라라랜드가 발표됐지만 곧이어 사회자에 의해 문라이트로 정정됐다. 그러나 이 때 라라랜드 제작자의 수상소감까지 발표된 뒤였다.

비슷한 일이 앞서 발생한 것은 2015년 12월 미스 유니버스 대회다. 사회자인 코미디언 스티브 하비가 차점자인 미스 콜롬비아를 우승자로 발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미스 콜롬비아는 감격의 눈물을 터뜨렸지만, 곧바로 미스 필리핀으로 정정 발표되자 잠시 간직했던 왕관을 진짜 우승자에게 넘겨줘야 했다.

이 대회의 주관사는 전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가 회사를 매각한 후 처음 열리는 대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때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스티브 하비는 훌륭한 친구다. 매우 심각한 실수가 발생했지만, 이게 생방송이다”라며 “나였다면 두 사람을 모두 우승자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훈훈한 소감으로 어처구니없는 소동의 피해자들을 크게 위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소동에 대한 태도는 전혀 달랐다.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상식이 정치에 치중해 벌어진 실수”라며 “그런 식으로 끝난 것은 슬펐다”고 말했다.

많은 시상식 참석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풍자를 벌인 게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최근 백악관 대변인의 비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매체 가운데 하나다.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24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뉴욕타임스, LA 타임스, CNN, 폴리티코 등의 참석을 금지하고 보수성향 워싱턴타임스, 원어메리카뉴스,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참석을 허용했다.

참석 금지 언론사가 아닌 AP는 이러한 방침에 대한 반대 표시로 간담회에 불참했고 CBS는 즉각 간담회 내용을 모든 언론사와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오는 4월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연례만찬에 불참하겠다고 25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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