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의 3월 금리인상 시사에도 왜 달러 하락?...예상밖 환율 흐름 주목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3일(미국시각) 재닛 옐런 연준의장은 “아무래도 3월에 금리를 올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달러가치는 이상하게 하락했다. 왜 그랬을까. 시장에선 옐런의 발언엔 “일말의 불확실성이 숨어있다”면서 억지로 꿰맞추기 식의 이유를 들이댔다. 하지만 이날 달러가치가 하락한 것은 달러 투자자들이 옐런의 발언보다는 트럼프 정부의 달러 약세 선호경향을 더 신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의 흐름이 의외였다.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시카고 경영자 클럽 연설에서 “이달 중순에 열릴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회의에서 물가와 고용지표를 면밀히 체크 할 것”이라며 “이들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추가로 금리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마도 이달 중 추가 금리 인상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로 인식됐다. 이는 당연히 미국 달러가치 상승 요인이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은 달랐다.

달러가치는 지난 이틀간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오히려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1.41로 0.72%나 떨어졌다. 달러 가치 흐름 역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증시 격언을 따르는 듯 했다. 옐런의 발언 하루 전인 전날에는 옐런의 금리인상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달러가치가 0.39% 절상됐었는데 이날엔 정작 옐런이 “3월 금리인상”을 시사했는데도 달러가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2월 ISM(공급관리자협회) 서비스업 지수도 57.6으로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달러가치가 상승해야 할 또다른 이유를 제공했지만 달러는 고개를 숙였다.

이와 관련, 시장 참여자들은 어디서든 달러 하락의 이유를 찾아야 했다. 그 결과 일부 전문가는 “옐런이 3월 금리인상 가능성만 시사했지 올해 전체적인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게 이날 달러 하락의 이유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옐런 의장이 고용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올 경우 금리인상을 보류할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 달러 하락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이 명쾌하지는 않다. 그보다는 옐런의 발언을 앞두고 지난 이틀간 절상됐던 달러가치가 막상 옐런의 발언이 나온 뒤엔 차익매물 출회 속에 하락했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4주 동안 달러가치는 주간 기준으로 3주간이나 상승하자 옐런의 발언을 계기로 차익매물을 쏟아냈다고 보는 게 속이 편할 것 같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강력한 경기부양 추진 속의 달러 약세 선호”라는 이율 배반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여러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이날 만큼은 옐런의 발언으로 달러가치가 장중 피크에 달하자 곧바로 투자자들이 차익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달러 흐름이 이상하게 흐르자 다른 통화들도 방향감을 잃고 오락가락 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이 장중에 심하게 요동쳤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좋다가 말았다. 옐런 발언 후 한때 114.7엔대까지 솟구쳤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름 수록 엔-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를 체감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미국시각 이날 오후엔 엔-달러 환율이 전날 보다 낮은 113.9엔대로 수그러 들었다. 전날엔 114.37엔을 기록했었다. 엔-달러 환율이 오르다가 다시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하락하다가 다시 절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화가치 절상은 일본이 아주 싫어하는 흐름이다.

달러 가치의 예상 밖 흐름은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까지 장중 변동성을 키웠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한때 1.0555 달러선에서 움직이다가 결국은 1.06달러선을 터치한 채 장을 마감했다. 전날의 달러 대비 유로환율은 1.0510 달러를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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