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中 경제 차별화 서둘러 중국이 한국 경제 넘보지 못하도록 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의 상황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한국의 경제가 완전히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있다. 중국은 사드 보복을 거침없이 가해오고 있고 미국은 FTA 재협상을 하자고 압박한다. 일본은 치사하게 소녀상 문제로 통화스와프 협정까지 깨자고 위협한다. 그런데도 한국의 정부는 대행체제답게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랴. 안이한 우리의 지도자들이 이같은 위기를 키웠고 그런데도 실책을 범한 수구세력은 반성이 없다. 그리고 국론은 분열돼 있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이끈 사람들은 지금도 “내가 뭘 잘 못했냐”며 뻔뻔하다. 주변의 적들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의 내부 혼란이 더 원망스럽다.

하지만 위험이 클수록 배울 것도 많은 법.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때로는 위기가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전화위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처절한 상황을 한국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주변국들의 치졸한 행태를 보며 우리가 깨달은 것도 아주 많다. 덩칫값을 못하는 중국의 소인배적 기질, 기회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일본의 약삭빠름, 그리고 한국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 데 일조해 놓고 FTA(자유무역협정)를 다시 손보겠다는 미국의 야비함까지... 우리에게 친구란 없다. “내가 잘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처절하다는 것을...” 중국이, 미국이, 그리고 일본이 우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우리는 사드 보복을 겪으면서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는 것, 경제를 잘 알고 경제 부흥을 으뜸으로 여기는 지도자를 새로 뽑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외치를 잘하는 사람을 지도자로 뽑아야 한다는 점이 그것들이다. 더 이상 ‘법 꾸라지나 사리사욕으로 가득한 비선들이 나라를 말아먹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처절히 깨달았다.

교훈은 또 있다. 우리는 이번의 수모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분노를 삭이고 중국을 이겨내야 한다. 일본을 극복해야 한다. 미국을 잘 이용해야 한다.

우리는 최근 아주 실감나게 목격하고 있다. 덩치 좀 크다고 우쭐대는 중국이 미국 앞에선 크게 작아지는 것을, 한국에겐 역사 왜곡을 일삼으면서도 미국의 대통령만 바뀌면 가장 먼저 달려가 납작 엎드리는 일본의 이중적 행보를, 그러나 그들에게 한국은 한없이 약한 존재처럼 보여지면서 분풀이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결코 가벼이 받아들여선 안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인내를 갖고 극복해야 한다. 이 기회에 강소국의 면모를 되찾아야 한다.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에게 보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우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길이 있다. 우리가 극동 정책의 캐스팅 보트를 쥐어야 한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우리의 근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보자. 중국, 일본, 대만, 미국 등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반도체는 건재하다. 그건 아직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지속되는데도 2월 수출이 역대급의 증가세를 보인 것도 반도체 덕분이다. 반도체 수준의 국가 경쟁력을 건설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가 필자에게 한 말이 실감난다. 그는 “한국이 중국을 이기는 것은 중국과 차별화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완성차 산업은 글로벌 ‘빅5’를 달리고 있지만 자동차 부품 산업은 그에 훨씬 못미친다고 했다. 그것은 한국의 재벌 위주 정책이 낳은 현실이라고 했다. 지금 자동차 부품 산업은 급기야 중국에게까지 추월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하루 빨리 중국과 차별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살아나려면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우리가 고쳐야 할 것은 또 있다. 그간 한국은 중국 시장에 너무 의존해 왔다. 최근 사드 보복이 노골화되자 일부 네티즌은 "이 기회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을 하자"고 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을수록 위험성이 커진다"는 게 그 이유다. 우리의 대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진 것은 지리적 이점도 있지만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 애매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면 다른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월등한 상품 경쟁력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중국의 협박에서 벗어나려면 우리의 중소·중견 기업을 더욱 키워야 한다. 재벌 중심의 ‘몰빵 경제’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러려면 경제민주화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재벌의 일감몰아주기를 강력 근절해 많은 일감이 실력 있는 중소·중견 기업으로 흘러가게 하고 이를 발판으로 수출능력을 갖춘 중소·중견 기업을 많이 키워야 한다. 그러면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고 경제 편중 현상도 해소되며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다변화 될 것이다.

현 정부가 왜 이리 쪽박을 차게 됐는가.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공약만 해놓고 경제민주화를 하기는커녕 재벌들을 앞세워 비선의 농단을 키우다 보니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다.

2017년 3월 5일 일요일 아침, 포털의 주요 뉴스로 떠오른 연합뉴스의 제목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총리도 부총리도 외교장관도 ...사드 대책에 안이했다”는 내용이다. 대통령은 탄핵 이슈에 휘말려 있고 그를 대행하는 사람들은 제 할 일을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제 답은 나와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아 한국의 경제를 되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졌다.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사드 보복에 대한 되갚음이요, 한국 경제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우리 경제를 더욱 차별화 하고 우리 경제의 목줄을 중국이나 일본이 쥐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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