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미국 무역정책 변화에 노출될 가능성 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선진국 증시의 회복세에 힘입어 최근 박스권 탈출을 시도 중인 한국 증시가 과연 이런 글로벌 순풍을 받아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의 견고한 리플레이션 순풍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대만 주식에 대해 ‘강한 매수’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외국계 기관의 분석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여기서 리플레이션은 경제가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활기를 띠는 상태를 말한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는 7일 이머지 시장 분석 자료에서 "한국, 대만과 같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미국 무역 정책 변화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전망을 내렸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들 경제는 미국 노동자들과 경쟁하고 대규모 무역 불균형을 창출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기계, 가전, 자동차 등 폭 넓은 분야에서 상품을 수출한다”며 “멕시코 증시가 잠재적 보호무역주의 위험을 반영한 반면 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과 대만 증시는 최근 랠리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미국 노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지역 국가 주식들이 계속해서 아웃퍼폼(기준치보다 주가가 더 상승함)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투자자들이 무역정책 위험을 반영하지 않고 있음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대만, 멕시코의 주식에 대해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계속해서 비중확대 의견을 피력해왔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의 대선 결과를 감안하지 않고 선진국 증시의 성장 스토리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측면에서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 자산시장은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을 잘 따라오는 편이었는데, 하지만 최근 두 나라 증시와 외환시장에선 미 대선 이후 발생한 의미 있는 '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들 국가 증시의 경우 10%, 통화의 경우 6% 정도의 갭이 존재한다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2017년에 두 국가가 리플레이션 경로를 유지하기에 높은 장애물에 직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몇 주 사이 고점에서 0.25%포인트 하락한 미국과 독일의 10년물 국채에서 이런 조짐을 발견했다며 두 나라 증시가 경기순응적 시장에 부응하기에는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는 다른 이머징 시장에 대해서도 분석 자료를 내놨는데, 브라질의 경우 채권과 주식 모두 매수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지난해의 이머지 시장 회복에서 단연 눈에 띄었고 올 한해 다시 한번 견고한 퍼포먼스 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멕시코의 경우 주식보다는 멕시코 페소화를 보다 건설적으로 바라본다고 진단했다. 멕시코 자산들은 미국 대선을 전후해 '트럼프 위험'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최근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또 아르헨티나는 밸류에이션이 10년래 고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주당순이익( EPS) 회복은 주식 시장 회복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금리는 경제활동의 회복 신호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6개월 동안 상당히 많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루블화와 국내 주식 스토리에 노출된 현지 채권들의 '캐리'를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지난해 유가의 방향 전환 이후 러시아 자산들의 견고한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원자재 가격의 안정화가 대체적으로 러시아에 편익을 가져다 준다는 데 동의하는 한편, 계속해서 투자자들이 향후에 '캐리' 노출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전체 주식 스토리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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