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30원 내외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 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이 15일(현지시간)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크레딧 스위스(CS)는 미 연준이 아주 매파적인 금리인상 계획을 드러내지 않는 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환율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혀 주목된다.

크레딧 스위스는 15일(한국시각) 분석 자료에서 "현 시점에서 아시아 외환시장에는 골디락스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며 "지난주 금요일(미국 시간)의 고용지표(비농업 일자리 창출)와 주말 동안의 뉴스들은 이머징마켓 캐리와 아시아 외환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환경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골디락스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말한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미 연준이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여러 자료들이 신흥국 시장의 견고한 성장 배경을 지적해준다고 생각하고 달러 및 주요국 통화(위안, 유로, 엔화)가 일정한 추세를 그리고 있다기보다는 일정 범위 내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향후 전망에 있어서도 "15일(현지시간)에 발표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성명서가 지난 2월보다 확연하게 매파적인 성향을 보일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며 "하지만 이번 성명서가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신호(올 한 해 세 차례가 아닌 네 차례 금리 인상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면 달러-아시아 통화의 환율을 높이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즉 달러의 추가 강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의 명백한 매파적 서프라이즈를 제외하고, 원-달러 환율은 1130원/달러에서, 대만달러/달러는 30.67대만달러/달러 내외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딧 스위스는 이날 분석 자료에서 "견고한 미국의 고용지표는 지난 2월 미국의 보다 개선된 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로 나타났지만, 다수의 경고 신호들은 아마도 미 연준이 현재까지 언급한 올 한해 세 차례 인상을 넘어서 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호를 내보이지는 않도록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요국 통화 역시 ECB(유럽중앙은행)가 QE(양적완화)를 종료하기 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논의했다든지, 미국의 무역 협상에서 일본이 가장 우선시 된다는 미 상무장관 윌버 로스의 발언,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2월 중국의 경제 성장이 개선됐다고 언급한 것 등을 종합해보면, 큰 변화보다는 박스권에 갇혀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런 주요국 통화 추세 역시 신흥국 시장의 견고한 성장을 위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레딧 스위스는 "이 같은  상황은 아시아 통화 캐리트레이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아시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지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골디락스 전망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달러 강세에 점차 저항을 높일 것이라는 점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이미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1만3300루피/달러 수준에서 루피화가 절하되는 걸 막기 위해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국 중앙은행 또한 달러를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는데, 올해 현재까지 약 100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를 축적했다.

다만 크레딧 스위스는 "한국과 대만 중앙은행은 개입 수준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는 대신 오히려 완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은행 역시 원-달러 환율이 1130원/달러를 하회한다면 보다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는 전 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는 상황이 겹쳐서 발생하게 되는 경우다. 크레딧 스위스는 "글로벌 전략팀 분석 결과, 향후 몇 개월 동안 부정적 계절성을 띠는 가운데 성장이 둔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계절적 위험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성장 둔화 징후는 금속 가격이 상승 추세를 멈췄다는 점과 중국의 신용 증가율이 증가세를 멈췄다는 점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자국의 가계 부채 증가에 우려를 나타냈는데, 현재 중국의 가계 부채 증가율은 전년 대비 40%를 조금 밑돌 정도로 높다.

이는 향후 몇 달 내 새로운 긴축 도구들이 실행될 것이라는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크레딧 스위스는 "중국 정부가 올 한 해 성장을 낮춰 충격을 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안정성 추구는 추가 긴축 도구를 실행하도록 만들어 성장 모멘텀을 더욱 낮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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