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15일(미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Fed 홈페이지 생중계 화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는 15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성명서에서 물가에 대한 언급을 곳곳에서 수정했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는 뜻에서 인플레이션에 적용하는 동사의 시제를 과거형(increased)이 아닌 현재완료형(has increased)을 쓰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이 2%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던 문장은 ‘2%에서 안정될 것’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못 미치고 있는 점에 대해’라는 양해성 문장의 서두는 삭제되고 이제 인플레이션 목표의 상하 양방향을 모두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ed는 통화정책기조를 선제적으로 전환한다는 선언을 하지 못했다. 금리는 올리지만, 여전히 금리가 적정한 수준보다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장순응적(accommodative)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FOMC 회의에 앞서 지난 10일 발표된 노동부의 2월 고용지표에서 이같은 결과에 대한 힌트는 나왔었다. 취업자수는 늘고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결정적으로 시간당 임금의 상승이 기대에 못 미쳤다.

높은 임금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Fed가 선제적 통화정책을 하게 만드는 주요인인데, 현재는 아직도 임금 인플레이션의 소지가 없다.

임금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저조한데도 Fed가 성명서 곳곳을 고칠 정도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올라간 원인은 Fed와 무관한 영역에 있다.

Fed의 성명서는 “인플레이션은 몇 분기 동안 계속 상승해 위원회의 2% 장기목표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할 경우 큰 변동이 없으며 여전히 2% 아래편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정책 대상이 되는 근원인플레이션이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아닌 다른 요인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많은 중앙은행들은 일반 소비자 물가가 아닌 근원인플레이션을 정책기준으로 삼는다.

오랫동안 미국의 저물가를 초래했던 저유가 현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물가가 2% 수준으로는 올랐는데, Fed는 그 과정에 자신들이 한 일이 별로 없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슈로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키이드 웨이드는 지난 12일자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이 우려해야 되는 시기는 임금이 좀 더 올라갔을 때”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Fed의 금리인상을 ‘미국 경제가 좋아진 신호’라고 편하게 환영할 때가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때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경기를 다소 가라앉히는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고 그는 밝혔다.

따라서 향후 Fed의 행보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시간당 임금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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