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정부, 엔화가치 강세 저지에 혼신...엔화환율 소폭 하락 그쳐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6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또 떨어졌다. 전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미국 달러가치는 금리인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 연준이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가져가겠다고 한 것이 달러가치를 끌어 내렸지만 이날엔 유럽의 변수도 달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네덜란드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승리하면서 넥시트(네덜란드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소멸된 것이 유로화가치를 끌어 올렸고 이것이 상대 통화인 달러가치를 하락케 만들었다.

엔화환율은 소폭 하락하는 선에서 마감됐다. 아베 정부의 몸부림 속에 엔화가치 추가 급절상은 막을 수 있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0.26으로 0.28% 또 하락했다. 이틀 연속 하락이다. 전날에도 1.22%나 급락했었다.

미국 연준이 전날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달러가치가 연일 추락한 것은 우선 연준이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가져가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날 달러가치 약세에는 또다른 요인이 발생했다. 바로 네덜란드의 총선이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넥시트(네덜란드의 유럽연합 탈퇴)를 외치던 자유당이 패배한 것이 유로화가치를 끌어 올렸다. 집권 여당의 승리 속에 유럽 연합은 안도감을 되찾았고 유로화가치도 뛰었다. 그리고 이것이 미국 달러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잘 알려진대로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6대 통화중 유로화의 비중이 가장 크다. 6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유로화가 뛰면 달러화가치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날에도 그랬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1.0767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날의 1.0728달러 보다 더욱 높아진 것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이틀 연속 뛰었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파운드 환율 역시 1.2360달러로 전날의 1.2288달러를 웃돌았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치 역시 이틀 연속 뛰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 113.32엔으로 전날의 113.39엔 보다 살짝 하락했다. 전날엔 엔-달러 환율이 급락했었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전날 일본은행은 미국의 완만한 금리인상 속도 시사에 엔화가치가 급절상하자 비상 처방을 내놨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우린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게다가 아베 총리까지 나서 “일본의 경기는 아직도 미흡하다”면서 “양적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가져가겠다”고 거들었다. 이는 엔화가치 추가 절상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초비상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가치 강세는 소폭으로만 이어졌다.

미국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올린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에 쏠렸다.

이날 뉴욕의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연준의 정책 방향은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경제지표 등을 주목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각각 50.7%와 50.1%로 반영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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