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국이 설비과잉 산업에 대한 금융억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해당기업들에게는 빠져나갈 커다란 구멍이 있다. 은행을 중개자로 하는 기업간 대출이다. 이 때문에 중국 금융당국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뿐만 아니라 자금의 제공기업과 수요기업이 동반 부실해질 위험까지 지적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이광상 연구원은 18일자 금융브리프 국제금융 이슈에서 이같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 실태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정보 제공업체 CEIC의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중국의 기업간 대출이 13조200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자금거래는 은행에 자금을 위탁하는 형태로 이뤄지는데,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채널이라고 이 연구원은 전했다.

중국의 설비과잉 기업들은 채무상환을 연장하고 연체를 막기 위한 자금을 위탁대출에서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당국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위탁대출은 전월의 두 배인 4057억 위안으로 최근 2년 중 최대치에 달했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핵심사업 부문에 투자하기보다 위탁대출로 자금을 운용하려 드는 것은 신용심사가 간단한 가운데 수익이 최고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자금의 수요 기업은 광업 부동산 등 업종으로 중국 정부가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밝히고 있는 설비과잉 부문이다.

이광상 연구원은 중국의 위탁대출 증가가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의 동반부실을 초래하고 주채권은행의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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