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평균 0.75%에서 점차 1~1.5%로 호전 가능성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글로벌 경제 회복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생산성 증가율이 그동안의 둔화 국면을 마감하고 반등의 초기 신호가 포착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세계적 투자기관인 골드만삭스는 23일 내놓은 분석 자료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생산성 증가율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시간당 실질 GDP로 정의되는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OECD(경제협력기구) 평균으로 2008년 이전 30년 동안의 2%에서 금융위기 이후 0.75%로 감소했다. 또한 이 같은 둔화는 OECD 국가는 물론 글로벌 전체 국가들에 만연돼 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만 봐도 그렇다.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2008년 이전에는 평균 1.6%의 성장세를 보여줬는데, 금융위기 이후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유럽에서는 1.2%에서 0.3%로, 일본에서는 1.8%에서 0.4%로 감소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생산성 증가율 둔화는 글로벌 경제 혁신 속도의 지속된 정체현상 및 자본 축적의 둔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로버트 고든 교수는 “지속적으로 더딘 혁신이 생산성 증가율이 늘어나는 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일부 학자는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 저하가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따른 측정 에러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라고도 지적한다. 즉 생산 활동이 측정하기가 힘든 분야로 이동을 하면서 일부 에러가 발생해 증가 속도에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콘텐츠, 그리고 헬스케어 산업 등이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떠올랐는데, 이런 분야는 객관적으로 생산성을 측정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측정 에러의 증가만으로는 생산성 저하를 설명하기가 충분치 않다는 데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보통 생산성은 근로자들의 교육과 경험 수준에 따른 노동의 질적인 측면의 기여, 근로자 1인당 자본량으로 평가한 자본집약도의 기여, 그리고 총요소생산성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최근의 생산성 둔화는 자본집약도의 기여도 감소가 그 원인을 제공한다고 지적한다.

자본집약도의 기여도 감소는 최근 몇 년 사이 낮은 자본 지출 수준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금융위기 및 그에 따른 경기 침체로 자본 지출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된 지표들은 미국, 유럽, 일본, 그리고 영국 등에서 자본지출이 잠재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모든 요소들을 종합했을 때, 최근 공식적인 생산성 지표가 암시하는 것보다 생산성 향상에 보다 더 건설적인 관점을 제시해준다"며 "이에 장기적으로 생산성 증가율이 미국은 1.5%, 유럽은 1%로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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