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제대통령 놓고 서머스 vs 옐런 치열한 각축..전세계 긴장

지금 미국에선 세기의 성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바로 차기 경제대통령, 즉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자리를 놓고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男)과 자넷 옐런 현 Fed 부의장(女)이 격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차기 Fed의장자리를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은 경제노선 대결을 넘어 해묵은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비화되는 분위기여서 글로벌 경제계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29일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벤 버냉키 Fed의장의 임기가 내년 1월로 바짝 다가오면서 그의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도 가속을 내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에선 서머스 전 장관을 선호하는 반면 동의권을 쥐고 있는 美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옐런 부의장을 적극 지지하면서 Fed차기 의장을 둘러싼 당정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백악관은 임명권을 갖고 있지만 상원은 동의권을 갖고 있어 양측이 대립하는 한 순조로운 후임 의장 선출은 이뤄지기 힘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선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면 서머스가 유력해 보인다. 이미 백악관이 서머스에 유리하도록 선임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다. 여기엔 서머스와 옐런간 확연한 경제노선의 차이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오바마측은 서머스의 노선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바마와 정치적 계산에 더 맞아 떨어지는 사람이 서머스라는 것이다.
 
우선 서머스는 Fed의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덜 효과적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다시말해 양적완화 반대론자다. 그는 대신 재정정책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재정정책을 갖고 국가경제를 추스르고 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이다.
 
이같은 서머스를 오바마가 좋아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우선 오바마는 양적완화정책이 정적인 공화당의 노선과 같다는 점을 중시한다. 공화당이 부자들을 보호하는데 앞장서듯, 양적완화정책 또한 공짜돈을 풀어 부자들만 더 배불리게 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 뿐 아니다. 오바마 진영은 당장 공화당과 재정절벽 해소를 위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부자 증세 등을 통해 재정을 건전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 경제를 일으켜야 한다는 점을 오바마는 강조하고 있다. 이 또한 오바마가 옐런보다는 서머스를 좋아하는 이유다. 최근 오바마가 일리노이주 연설에서 “지난 10년간 모든 소득증가분이 계속해서 상위 1%에게로 흘러갔다”고 전제, “부가 최상위로 집중되면 불안정한 거품을 부풀려 경제를 위협하게 된다”면서 사실상 양적완화 정책을 비판했다.
 
반면 美상원내 민주당진영에선 지금 옐런을 지지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어 대조적이다. 54명의 민주당소속 상원의원중 벌써 3분의 1이 서명했다고 다우존스는 보도하고 있다. 아울러 상원의원들은 “서머스의 경우 과거 클린턴정부 재무장관 재직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근거였던 글래스-스티걸법을 폐지하는데 앞장섰고 이로인해 그후 월스트리트의 과도한 팽창과 금융위기를 야기했다”며 “절대 서머스가 Fed의장이 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자넷 옐런이 여성이라는 점과 로렌스 서머스가 과거 여성비하발언을 했던 점도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Fed의장 자리를 둘러싸고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머스가 지난 2005년 하버드 대학 총장시절 “여자들은 선천적으로 수학을 잘 못한다”는 식의 발언을 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이와 관련, 낸시 펠로시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여)는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를 통해 “두 분 다 훌륭하지만 여성인 옐런이 차기 의장이 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차기 Fed의장 동의권을 갖고 있는 상원 의원 중 무려 16명이 여성이라는 점도 오바마와 서머스로선 부담이 가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말 CNBC의 설문조사에선 옐런이 70%의 지지를, 그리고 서머스가 25%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또 버냉키에 대한 지지율도 12.5%에 달해 그의 연임을 희망하는 세력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지금 양적완화 지속을 갈망하는 분위기지만 백악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버냉키 후임을 놓고 시장이 갑론을박을 계속하자 백악관도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백악관은 이와관련, 올 가을에나 버냉키의 후임을 정할 것이라며 시간벌기에 들어가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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