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피하지 않겠다"는 말 공감...먼저 스스로 책임지면 어떨까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은 남이 책임을 물어 오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책임질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그는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조선에 대해 특단의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이 부도에 몰릴 수 있다고 했다.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국가적으로는 59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피해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대우조선에 대해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어 "채권단이 조선업의 장기시황 부진, 대우조선의 내재적 위험요인을 보다 보수적으로 판단해 대응하지 못했던 점은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문제가 나온다면 피해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이 책임문제를 피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필자도 공감한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에 낙하산으로 온 인사다. 산업은행 출신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산업은행 CEO로 재직하는 동안 대우조선 문제는 더욱 악화되었다.

그가 산업은행 회장으로 내려 올 때도 일부에선 수근거림이 있었다. 또 낙하산이냐는 뒷말도 있었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가 재임하는 동안 대우조선 구조조정 실패 문제가 또 다시 국민들의 혈세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 봉이 아닌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더 적극 매달려야 했던 것 아닌가.

이제 산업은행은 구조조정도 잘하고 책임도 잘 지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런 시점에서 이동걸 회장은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번 대우조선 지원을 마치고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남이 책임을 물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혈세를 빼앗긴 국민들의 분노는 조금이나마 사그러들 수도 있을 것 아닌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