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울리고 웃기는 中에너지 정책에...현대차 "이럴수가"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한국 경제에 ‘양날의 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이 한편으론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키로 해 한국경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자동차 구입 규제 강화 등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엔 커다란 악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과 중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국과 EU(유럽연합)간 태양광 무역분쟁이 타결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향후 5년간 대체에너지 사업에 무려 309조원을 투입키로 해 전 세계 시장이 들먹거리고 있다.
 
특히 이는 수개월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액션을 중점 언급하고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한데 이어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이와관련,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대체에너지 투자가 새로운 경제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선 중국이 EU의 반덤핑 제소와 관련해 적정한 수준의 태양광 패널 가격을 유지키로 하면서 EU도 중국 태양광 수출기업을 상대로 관세부과를 절반수준으로 낮추기로 한 것은 한동안 정체돼 있던 중국의 태양광 산업에 활기를 더해 줄 전망이다.
 
최근 중국은 태양광 부문 과잉생산에다 EU의 반덤핑 관세 부과까지 겹쳐 이 분야 산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중-EU간 무역분쟁 해소로 중국의 태양광 산업은 한 고비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 뿐 아니다. 중국은 내친김에 태양광을 비롯한 청정 대체에너지 개발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오염 감소를 촉구하는데다 최근 서부텍사스산 WTI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5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새 에너지원 개발에 더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심각한 대기오염 해소를 위해서나 최근 급등한 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서난 중국은 지금 청정에너지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중국 뿐 아니라 한국 미국 등 글로벌 태양광 업체들도 중장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지금 당장은 태양광 업체들의 과잉생산으로 시장 여건이 급속히 호전 되진 않겠지만 중국의 대체에너지 투자확대 등이 대세로 굳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업황호전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팀 버클리’라는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는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를 감안할 때 이번 대체에너지 확대 계획은 전반적으로 태양광 산업 발전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승용 알바트로스 투자자문 부대표도 “중국의 대체에너지 확대정책에 따라 이 나라의 태양광 발전규모도 10GW(기가와트)에서 30GW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것이 한국 태양광 업체에 당장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태양광 시장 여건이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전문가의 진단을 종합해 볼 때 결과적으로 중국의 대기오염 해소 차원의 대체에너지 투자 확대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호재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대기오염 개선을 절실히 원하는 중국의 대체에너지 확대정책은 한국 자동차 업계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12개 주요도시의 주민들을 상대로 신차구매를 제한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대기오염 증가를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국의 신차구매제한조치는 앞으로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규제지역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 오염이 증가할수록 대체에너지 개발 효과도 반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울러 국내시장과 미국시장의 판매부진을 중국시장에서 만회하려던 현대-기아자동차의 영업 전략에도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대체에너저 확대정책이 한국 경제를 웃기고 울리는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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