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자리에 모인 '전설'들. 지난 2009년의 한 행사에 참석한 박정석 홍진호 임요환 최연성 이윤열 등의 모습이 보인다. 이 때 박정석과 홍진호는 공군 에이스 소속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임요환과 홍진호. 지금은 방송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원래는 프로게이머다.

스타크래프트1이 2000년대 인기 정상의 e-스포츠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임-홍 두 사람의 거듭된 명승부는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두 사람의 경기력이 최고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최연성 박정석 이윤열 김택용 이영호 등 연이어 등장하는 고수들로 인해 임요환과 홍진호는 2007년 이후 정상에 거의 근접하지 못했다.

그만큼 이 세계는 끊임없이 명장들을 배출했다.

스타크래프트1이 e-스포츠 리그를 만들 정도로 대성공을 거둔 데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블리자드가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제작했다는 점. 둘째, 한국을 중심으로 전문 게이머들이 제작자들도 미처 생각 못한 기발한 게임전략을 끊임없이 만들어 흥미를 높였다는 점. 셋째, 이를 계기로 방송국 두 개를 만들 정도로 한국사회가 탄탄한 인프라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게임의 성장과정에서 느슨했던 지적재산권이 끝내 문제가 됐다. 블리자드는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스타크래프트2를 만들었고 이 때문에 스타크래프트1은 강제적으로 역사에서 사라져야 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만큼의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다. 게임 방송국도 하나가 사라졌다. 스타1이 사라진 2012년 이후 e-스포츠는 더 이상 예전의 사회적 위상을 갖지 못했다.

블리자드가 지난 26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한국에서 공개했다. 예전의 스타1을 지금의 고급화된 컴퓨터 환경에서 부활시킨 것이다.

올드 게임팬들은 10만 관중을 부산 광안리에 집결시켰던 예전의 열기를 되살릴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를 걸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블리자드와 방송국, 게임단을 후원하는 기업 등 많은 당사자들의 이해조정과 합의, 그리고 협력의지가 필요하다.

또 하나 관건은, 명장들의 부활에 있다. ‘추억의 명장’들이 훈훈하게 다시 모이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강한 승부의욕 속에,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기발한 전략이 쏟아져 나오는 그런 전쟁터의 부활을 의미한다. PC방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고수들의 경기력’ 정도로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한다.

스타1의 완벽한 부활은, 한국 경제에도 한동안 사라졌던 여러 가지 관련 부가가치를 만들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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