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 차원 높게 대응하는 길은, 우리의 관광산업 경쟁력 키우는 것

[외부 기고=김욱기 한화그룹 사장] 가계 부채 급증과 그로 인한 소비 침체 속에 중국의 사드 보복까지 겹쳐 국내 관광 레저 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뒷짐만 지고 있을 상황도 아니다. 어떻게든 이 어려운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지혜도 짜 내야 한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국내 관광, 레저 산업의 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을 다변화시켜야 한다. 이 기회에 관광 컨텐츠도 대폭 확충해야 한다. 관광 인프라도 보충해야 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견디면서 새로운 관광 산업 경쟁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다행히 사드 보복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단비’ 같은 소식들도 들린다.

남이섬에서는 이슬람 관광객을 유치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크레딧 스위스가 최근 카지노 업체 GKL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도 눈길이 간다. 얘기인즉 “GKL은 올 1분기 중 일본인 VIP 고객을 전년 동기 대비 30%나 더 유치하며 중국인 VIP고객 감소를 상쇄시켰다”는 내용이다.

또한 국내 관광 당국이 “아시아 다른 국가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유도하기위해 노력한다”는 뉴스도 쏟아지고 있다.

고무적인 소식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면 안된다. 이 기회에 관광 컨텐츠를 더욱 확충해야 한다. 그간 요우커 위주의 관광은 주로 쇼핑 관광이 전부이다시피 했다. 그러나 쇼핑만을 위한 관광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한국에 한 번 왔던 관광객이 또 오도록 만들려면 한국만의 독특한 컨텐츠, 또는 독특한 관광 프로그램이 존재해야 한다. 중국에 가면 장이머우 감독의 웅장한 공연작품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듯이 한국에 오면 한국만의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표 한류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언젠가 김용기 광진문화재단 사장이 “한강을 무대로 충무공 이순신 12척의 기적을 재연하는 거대 공연을 하면 외국인들에게 먹힐 것”이라던 말이 기억난다. 우리도 외국인들에게 보다 의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 기회에 한국만의 관광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사드 보복에 차원 높게 대응하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된다.

관광 인프라도 레벨업 시켜야 한다. 외국인 중엔 한국의 지방 관광을 희망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들을 위해 교통 가이드와 숙소 가이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지방 관광 인프라에 영어로 된 홈페이지를 확산시키는 등 외국인들이 한국의 지방 인프라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테면 지방의 각 레저시설이나 콘도를 외국인 관광객 숙소로 활용키 위한 영어 홈페이지 구축 등을 서둘러야 한다.

다른 나라의 사례도 본받을 만 한 것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이 관광산업 확대를 위해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을 활성화 하고 있다는 소식도 눈여겨 보며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선 비트코인을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대형가전제품 매장 빅카메라는 최근 도쿄 2개 점포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식품이나 미용, 여행 상품 등을 판매하는 리크루트라이프스타일도 계열 점포나 거래처 점포에서 올 여름부터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그동안 투자·투기 대상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이 소매점포에서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국인관광객을 노린 움직임인 동시에 일본 소비자 보급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의 설명이다. 우리도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때가 됐음은 물론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기회에 그간 모자랐던 부분을 채워가며 관광 산업의 레벨을 높여가는 노력을 기울이면 어떨까. 물론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부분들이다. 이런 노력을 기울여가며 전화위복을 노리는 것이 사드 보복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성숙한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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