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주요 건설업체들의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앞으로 회계(재무) 건전성 문제가 건설시장의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적자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자업체에겐 공사수주를 불가능케 하는 건설시장의 관행 때문에 분식회계라도 해서 외견상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는 업체가 늘어날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건설은 부실한 재무구조를 수술하기 위해 모험을  감행했다. 산업은행계열에 편입되면서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그마치 1조원가량의 감춰진 부실을 손실처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바람에 대우건설은 지난해 국토해양부 시공능력평가에서 6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늘 업계 ‘빅3’안에서 군림하던 대우건설로선 치욕이 아닐 수 었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치욕은 오래가지 않았다. 환부를 말끔히 수술한 지 한껏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산업은행과 함께 시너지 찾기에 나서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무기로 대형 공사 수주에 나서면서 1년만에 빅3의 위상을 되찾은 것이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올 시공능력 평가에서 대우건설은 9조2224억원의 실적으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 이어 당당히 업계 3위로 재 편입된 것이다.

이와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산업은행계열로  편입된 이후 지난해 시공능력 급락이라는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까지 재무구조개선에 치중했고 이를 무기로 자신감 있게 수주경쟁에 나선 것이 빅3부활의 주된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다른 건설회사 관계자도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1조원가량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회계건전성을 높이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안다”며 “지금처럼 건설불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우건설만큼 재무건전성이 높은 회사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금처럼 건설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이익을 낼 수 있는 건설회사가 과연 몇 곳이나 되겠느냐”며 “그러나 적자난 회사는 공사수주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적자가 나지 않은 것처럼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 게 상당수 건설회사들의 고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떠나 산은계열로 편입될 때 실적악화를 무릅쓰고 회계건전성을 크게 높인 것은 이 회사만의 큰 장점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부러워 했다. 

대우건설의 건설업계 빅3진입이 단순히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