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감세 의혹, 재원 마련 의문, 세부안 마련 지연 등이 실망감 유발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6일(미국시각)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궁지에 몰렸다. 세제개혁안을 내놓기 무섭게, 오르던 미국증시가 약세로 전환되고 껑충 뛰던 미국 달러가치가 상승폭을 확 줄였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런 실망감을 만들어 낸 것일까.

세제개혁안 실행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트럼프 자신을 위한 세제개혁이라는 지적까지 더해진 결과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는 획기적인 세제개혁안을 내놨다.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대폭 인하키로 했다. 게다가 개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5%로 내리기로 했다. 다만 국경세 도입 문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개혁안이 나오자 상승흐름을 타던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약세로 돌아섰다. 또한 0.5% 이상 오르던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고작 0.11% 오르는 선에서 마감됐다.

트럼프 세제개혁안에 대한 실망감이 즉각 표출된 것이다.

특히 므누신 재무장관이 “세제개혁과 관련한 세부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WSJ이 “의회 통과 여부가 미지수다”고 밝힌 것도 시장 흐름을 무겁게 했다. 또한 시장 일각에서 “트럼프 자신과 같은 부자들을 위해 개인세율까지 낮췄다”면서 “셀프 감세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혹평을 내놓은 것도 시장에 부담을 안겼다.

미국 의회의 반발도 예상된다. 세율을 이정도로 대폭 낮추려면 최소한 매년 2조달러 이상의 세수 감소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돈으로 매년 2200조원 이상의 세수감소를 어떻게 메워야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트럼프의 공화당이 미국 의회를 장악하고 있긴 하지만 의회 일각에서도 트럼프의 재원 마련이 불투명한 감세정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트럼프의 세제개혁안 마저 의회 통과가 좌절될 경우 트럼프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할 수도 있다. 그간 트럼프는 중국 환율정책, 이민정책, 트럼프 케어 등에서 실패를 맛봤거나 말바꾸기를 해 이미 신뢰가 상당수준 추락해 있는 상태다.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의 공약 뒤집기가 빈번하고 말 바꾸기가 잦다”면서 혹평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 100일을 즈음해 트럼프 진영이 어떤 수단을 동원해, 또는 어떤 세부안을 마련해, 세제개혁안의 의회 통과를 시도할 것인지가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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