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울프 "글로벌 성장, 일시적일 수 있어"...한국도 난제 많아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한국 경제가 일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낙관만 하면 안된다. 일시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거나 반도체 등 일부 제한된 업종의 슈퍼 호황으로 전체 경제가 좋아진 것처럼 착시 효과를 유발시킨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근본 우려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 실업난 확대, 그로 인한 결혼절벽, 소비절벽, 인구절벽, 그리고 양극화의 심화가 그것이다.

지금도 국내 재벌그룹들은 채용은 줄이면서 보이지 않는 인적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금의 성장은 고용 없는 성장이다.

그 뿐 아니다. 한국의 주요 산업이 중국에 이미 추월 당했거나 추월당할 위험에 처한 것도 한국이 극복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이는 때마침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Martin Wolf)가 "세계 경제의 상승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 아니다"고 경고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울프는 최근 칼럼에서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 같은 개선이 얼마나 견고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회복은 실망스런 수준에 그치거나, 한동안만 지속되고 말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틴 울프는 그러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할 7가지 요인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정치 리스크 ▲미국의 정책 리스크 ▲미국의 무책임한 금융규제 완화 ▲중국 경제 장기 발전에 대한 우려 ▲미국 금리 및 달러 상승에 따른 이머징 리스크 ▲유럽 리스크 ▲독재 정치의 부상 등이 그것 들이다.

1)정치적 리스크=고소득 국가들의 개방경제에 대한 반발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고, 도날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반발이 이미 상당하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의 확대와 그 결과로 나타난 글로벌 무역의 둔화가 유일한 리스크는 아니다. 보다 더 큰 리스크는 열강들 사이에서 공조가 깨지고, 심지어는 갈등이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미국의 새로운 정책 아젠다= 아마도 가장 큰 리스크는 경제 성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지나치게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과도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되는 것이다. 중단기적으로 이는 1972년에 리차드 닉슨 대통령이 실시한 유사한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경기 호황을 일으킬 것이고, 심지어는 트럼프가 재선되도록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는 거대한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

3)미국의 무책임한 금융 규제 완화= 불안정한 금융 시스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갖는 단기적인 효과는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효과에는 10년 전에 발생한 것보다 더 절망적인 금융위기를 포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4)중국경제의 장기 발전에 대한 우려= 단기적으로, 중국당국은 목표치에 맞춰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성장이 여전히 신용, 즉 빚에 의존한다는 게 문제다. 장기적으로, 중국 당국은 더 많은 부채를 짊어지거나 또는 훨씬 더딘 성장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를 어떻게 관리할 지가 글로벌 경제 전망에 매우 중요하다.

5)다른 이머징 시장 리스크=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미치는 영향은 금리 상승과 달러가치의 상승을 통해 이머징 시장이 매우 불안정해 질 수 있다.

6)유럽 리스크= 유로존 내 후진국들의 경우 계속해서 좋지 못한 경제 성과가 금융 섹터의 취약성과 연결되어 수요를 영구적으로 낮출 수 있고, 이에 따라 공급도 영구히 줄어들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에 가장 취약한 대규모 유럽 국가가 이탈리아다. 하지만, 프랑스 역시도 여기에 면역되어 있지 않다. 한편, 하드 브렉시트(과격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또는 혼돈의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끝나게 될 리스크도 존재한다.

7)독재 리스크= 미국에서 한 우파 선동 정치가의 지배력 외에도 정치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그리고 터키 독재 정부에서 국민 투표에 입각한 독재정치의 부상은 이들 경제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

이처럼 지금 한국 경제나 세계 경제 모두 많은 복병 요인이 숨어있다. 이런 위험한 뇌관들을 제거 해야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