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산에 사우디도 아시아 공급 가격 낮추기로... 원유시장 불안감 고조

[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4일(미국시각) 국제 유가가 전날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폭락했다. 미국발 원유 증산 악재 때문이다. 이에 미국증시 내 정유주의 주가도 더불어 급락했다. 여기에 사우디도 아시아 수출 단가를 낮추기로 하면서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가격은 배럴당 45.52달러로 전일 대비 4.81%나 떨어졌다. 근래 보기드문 폭락세다.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최저치다.

또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북해산 브렌트유 7월물 가격도 48.38달러로 50달러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브렌트유 또한 전일 대비 4.75%나 추락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의 감산 노력에도 유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미국발 악재 때문이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줄기는 했지만 기대에 못미친데다 휘발유 재고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 원유시장을 압박했다. 또한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은 하루 평균 2만8000배럴 증가해 2012년 이후 최장 기간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간 원유 재고는 93만 배럴 줄었지만, 감소분이 전문가 전망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유가 불안으로 이어졌다. 그간 미국 셰일오일 생산 업체들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면서 유가가 떨어져도 충분히 채산성을 갖출 만큼 증산 여력을 확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은 미국발 셰일오일의 역습을 우려하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OPEC이 원유감산 기한을 올 6월에서 연말로 연장할 경우 하반기엔 원유재고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지만 중국의 수요 감소 우려 등이 존재하고 있어 걱정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번엔 사우디가 "아시아에 공급하는 6월분 원유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것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자 미국 정유주의 주가도 동반 급락했다.

미국 최대 정유사인 엑손모빌의 주가가 1.28%나 하락했고 쉐브론의 주가도 1.79%나 떨어졌다. BP의 주가는 1.07%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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