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로 분위기 바꿀 불확실성 여전...신중한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야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코스피가 지난 8일 2290선을 넘기며 2300시대 진입을 코앞에 둔 모양새다. 이 같은 코스피의 새 기록 행진에 업계가 크게 고무돼 있지만 상승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복병들도 수두룩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우선 9일 대선으로 출범할 새 정부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안착하며 국정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선장'이 없는 상태로도 한국 경제와 코스피는 순항을 해왔지만 이런 기조가 변곡점을 맞는 시점이니만큼 얼마든지 증시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음에도 내각 구성이 늦어지는 등 정책 방향을 탐색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 또한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도발에 따른 북핵 및 미사일 위기는 잠재적인 '폭탄'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에 따른 중국의 압박이 길어지고 있는 국면에서 관계 개선이 지연되면 자동차, 화장품, 관광 및 면세점 업종 등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얼마든지 경기 회복세를 꺾어 놓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여기에 미국이 다음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원화 강세(달러 약세) 기조가 꺾이면서 급격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올리면 외국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와 수급이 나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최근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매도 차익을 노리려는 공매도 대차거래 잔액이 사상 최대인 72조 원대로 불어났다는 소식이다. 이는 올해 초 48조 원대에서 24조 원이나 불어난 수치다.

대차거래 잔액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공매도가 늘어날 잠재력이 커진 것을 의미하므로 우리 증권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경제 회복의 흐름이 꾸준하게 계속될 것인지도 문제다. 영국의 저명 경제저널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신용 증가 및 부채 더미가 여전히 시장을 고꾸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이번에 프랑스 대선에서 시장 친화적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향후 유럽의 여러 선거에서 포퓰리스트 정당이나 지도자들이 득세를 하게 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반시장적인 포퓰리스트들이 승리를 하게 된다면 유로의 위기가 다시 초래될 수 있다는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포퓰리스트들이 승리를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끝나게 된다면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유로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게다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매우 빠르게 긴축통화정책을 실시할지도 모르며, 이는 금리 인상은 물론 자산 매각과 같은 양적완화 축소 형태로 나타나 세계 증시에 긴축 발작(Taper Tantrum)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걱정도 상존한다.

이로 인해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고, 회복되고 있는 이머징 시장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혹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 무역의 책임이 있다고 여기는 국가들에 수입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대선 기간에 반복했던 협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도 모른다. 그로 인해 전 세계 주요 경제블록들이 마침내 세계화로부터 벗어나는 대담한 조치들을 취할지도 모른다.

이에 한국 증시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해 2300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여러 가능성이 있는 변수들을 잘 들여다보며 투자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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