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식 '강성 노조 타령'에 날개 달아줄 소지... 沈 강점은 노동 말고도 많아

[초이스경제 장경순 경제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정말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에게 노동부장관을 제의한다면, 이는 ‘성의 없이 쉽게 생각한 무익한’ 발상이 될 것으로 본다.

우선 성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심상정 대표는 한 명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정의당의 대표다. 몇몇 정당에서 가끔 나타나는 ‘바지 대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오랜 세월 노회찬 원내대표와 함께 정의당의 원투펀치인 인물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 정의당 후보로 출마도 했다.

이런 사람에게 입각을 제의한다는 것은 단지 유능한 인재를 정파불문 발탁하는 차원이 아니다. 이것은 연립정부 제의에 해당한다.

연립정부 구성을 하려면 먼저 해당 정당들의 깊이 있는 협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 것도 없이 남의 당 당수에게 “한 자리 맡아보실래요?”하는 것은 결례가 된다.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에게 경제부총리 제의가 간 것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 마치 프로야구 올스타 팀을 포지션별 가시적 기록이 제일 좋은 선수들 골라 만든 것 같은 발상의 안이함을 감출 수 없다.

심상정 대표가 노동전문가인 점은 그가 국회의원으로 제도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심 대표가 이번 대통령 선거를 포함해 국민들로부터 상당히 주목받는 정치인이 된 건 노동전문가로서가 아니다.

노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상당히 기존 정치인을 압도하는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노동 분야에서는 정의당 고유의 강한 색깔에 묻혀 심상정 특유의 정치색을 찾기 어려웠다는 소감도 나오고 있다.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있을 때보다 17대 재정경제위원회에 소속했을 때가 더 돋보였다는 평가와 맥을 같이 한다.
 

▲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사진=뉴시스.


세 번째, 민주당과 정의당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개혁성이 돋보이는 만큼, 안정적 국정기조는 다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사람이 새 정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노동 분야가 그렇다.

이런 마당에, 노동부를 민주당보다 더욱 강경한 정의당에게 맡길 경우 민주당 정권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증폭된다.

구조조정 부실, 가계부채 등 심각한 문제가 산적한 한국 경제를 “오로지 강성 노조 때문”이라고 강변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은 경제에 대한 고민이 전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평가 절하한다. 아마 홍 후보 자신도 전적으로 그리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 전략으로 한 얘기라고 본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말 심상정 대표를 노동부 장관으로 영입한다면 저러한 ‘강성 노조 타령’에 날개를 달아줄 소지가 가득하다.

정의당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정의당이 단독정권이 아니라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공동여당으로 참여한다면 고유의 당색을 제대로 내세우기 어렵다. 여러 가지를 절충하고 조정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부 장관을 맡았으면서도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면, 이것은 정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지극히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념적 선명성이 강한 이들 사이에 제도권 정치에 대한 회의가 확산될 수도 있다.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 노회찬 원내대표가 국회에 진출한 후 국민들을 매료시킨 것은 전문분야인 노동보다 포괄적인 국정 전반 분야다.

민주당이 ‘극단적 진보’ 우려를 털고 정의당의 역량을 국정에 더하고자 한다면, 이념대결이 덜 한 분야에서 정의당의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다.

정의당 또한 갈수록 커지는 당세 속에서, 이제 부처 하나를 운영해 본 경험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여당의 국정참여 제의를 무조건 순수야당을 이유로 거부할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

국정에는 금융, 공정거래, 구조조정, 여성, 보건 등 정치성이 덜하면서도 당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 줄 많은 분야가 있다.

국정농단의 여파로 곳곳에 기본질서가 무너진 상태다. 정의당의 진취적 기상이 도움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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