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과 민간이 함께 나서 일자리 만들고 4차산업 주도권 잡아야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청년 실업이 가히 국가 재난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여전한 가운데도 청년들의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부족한 때문으로 여겨진다.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이 11.2%로 치솟고 이들의 체감실업률은 23.6%에 달했다. 청년층의 4분의 1가량이 가시적 실업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청년층의 일자리 부족은 IMF(국제 통화기금) 지원을 받던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니 가히 재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 10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소방, 경찰, 복지 등 공무원 채용을 늘리고 공공부문의 청소, 경비, 연구 인원의 정규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족한 일자리에 대한 급한 불을 끄고 소득을 늘려 점차 소비를 살리고 민간 기업이 일자리를 늘려 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일자리 대책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라든지 민간 기업 채용 독려 등을 통해 시도된 것에 비해서는 참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소진돼 당장 일자리를 만들 여지가 없는 상태에서 공공 부문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늘려 간다는 계획이니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늘려주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꼭 필요한 분야에서 공공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도 얻으리라고 본다. 단순하게 경제적으로만 보지 말고 부족한 공공 서비스의 창출이라는 점에서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는 소리다.

아울러 새 정부는 일자리 대책 중의 하나로 민간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투자를 보다 빠르게 늘려갈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확대할 것을 권한다.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고 제조업 위주로 경제시스템이 운영되다 보니 미래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일자리 정책의 핵심을 차지할 4차 산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에는 물론이고 제조업에서는 후발주자로 인식되는 중국에도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두르지 않으면 이들 국가에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고 후발주자로 남을 것이라는 염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새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3D 프린팅, 빅데이터, 산업로봇 등 4차 산업 핵심기술 육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부처 간 업무 영역을 허물고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규제 역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모든 규제를 풀어줘 자유롭게 연구에 매진하고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4차 산업 대책이 일자리 대책 등 현안에 밀려 중장기 과제로 미뤄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4차 산업 대책은 일자리 대책과 병행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과거 IMF 외환위기를 타개했던 김대중 정부는 당시 디지털 산업 부상에 맞춰 벤처 창업 열기를 확산해 짧은 시간 안에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경제위기를 돌파한 바 있다.

이제 다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4차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벤처 창업 열기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젋은이들에게 미래와 희망을 제공하며 부상하고 있는 신산업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로 나설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공부문에 치우쳐 있던 일자리 대책을 민간 부문까지 확대할 수 있는 헤게모니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나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쌍끌이' 대책을 새 정부는 빠른 시간 안에 마련해 추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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