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Fed... 양국 중앙은행으로 인해 달러 약세, 원화환율 두자릿수 하락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은행이 모처럼(?) 시장을 움직였다.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발언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장에서 나오면서 원화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빚내서 집사라’는 정부 정책에 등 떠밀리듯 금리를 내리고, 총재가 개인적 소신으로 반대하는 발권력 행사까지 해야 했던 한은으로서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 그동안 한은의 정책이 정부정책에 종속됐다는 인식으로 인해 금융시장에 자체적인 영향력을 크게 잃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로 유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대로였기 때문에 주가와 환율 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금통위 회의 후 이주열 총재가 오는 7월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지난 4월 전망한 2.6%보다는 “상향조정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이 전해지면서 원화환율이 크게 떨어졌다. 원화가치가 절상된 것이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그다지 강경하지 않은 통화긴축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달러는 전날 뉴욕시장에서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미국달러 원화환율은 25일 1달러당 1116.5 원으로 전일대비 10.3 원(0.92%)의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엔화환율은 반대로 상승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후 5시1분(한국시간) 현재 111.80 엔으로 전일대비 0.28% 올랐다. 이에 따라 100엔 대비 원엔환율이 크게 하락해 1000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998.66 원으로 이날 오전 외국환중개기관이 고시한 1009.63 원보다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이후 안전통화로서 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원엔환율은 18일부터 줄곧 1000원선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외환당국이 ‘원화가치의 과도한 절상’ 기준선으로 간주하고 있는 원엔환율 1000원 선이 무너짐에 따라 26일 외환시장에서는 원화환율 하락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만 강세를 보였고 유로와 파운드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가치는 1유로당 1.1237 달러로 0.16% 올랐고 파운드가치는 1.2986 달러로 0.1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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