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탈리아 정치 변수 주목...독일 vs 미국 간 감정 악화도 관심사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9일(현지시각) 유로존 주요국 증시는 비틀거렸다. 영국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독일증시는 찔끔 올랐고 프랑스증시는 소폭 하락했으며 이탈리아증시는 급락했다. 반면 러시아증시만 나홀로 크게 올라 대조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 간의 틈이 벌어지고 유럽에서의 이런 저런 정치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흐름이 전개돼 주목된다.

증권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우선 영국은 6월8일 조기 총선을 치를 예정이나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의 표정이 밝지 않다. 최근의 테러 때문이다. 영국 국민들은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정부는 뭘 했느냐”는 식이다. 테러직후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이 44%로 노동당의 38% 보다 크게 앞서지 못한 것은 영국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섞여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영국에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보다 치안, 테러 방어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메이 총리가 내무장관 시절 경비절감을 위해 경찰 2만명을 감축한 것이 테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상황도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이날 이탈리아 증시는 2.01%나 급락했다. 다수당이 조기 총선을 위한 개헌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은행자본건전성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새로운 변수까지 생기자 증시가 흔들렸다.

독일 메르켈 총리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G7(주요 선진 7개국) 정상회담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독자 행보에 반발한 메르켈 총리가 “유럽이 미국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면서 강경 대응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독일이 매년 미국에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를 막겠다”고 한 가운데 메르켈이 정면 대응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날 독일 증시는 0.21% 올랐으나 자동차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또한 프랑스의 새내기 대통령인 마크롱은 트럼프 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더 과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틈이 벌어질때마다 러시아가 등장하는 것과도 우연히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국과 유럽의 틈이 벌어진 이날 공교롭게도 러시아 증시는 1.18%나 오른 것도 주목받았다.

현재 유럽증시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개선되고 있으나 완전치는 못하다”면서 “여전히 추가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유로존 증시는 혼조세를 보이면서 드라기의 발언에 신통찮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유로존 일각에선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기 호전으로 유로존 증시가 훈풍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CNBC가 “최근 유럽의 경제상황이 호전되면서 전 세계 투자자금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고 진단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전망도 있다.

롱뷰이코노믹스는 “유럽증시 또한 과열됐다”면서 “유럽증시보다는 미국증시의 전망이 더 낫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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