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지리한 횡보국면 돌입"...한국에 영향줄지도 관심

9일(미국시각) 뉴욕 증시가 피로감에 휩싸인 채 무기력한 양상을 보였다. 장 초반에는 도매재고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다가 낙폭을 줄이는 모습으로 전개됐다. 이런 분위기가 다음주 한국증시에도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이날엔 양적완화(QE) 축소의 키를 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위원들 대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암시하는 ‘멘트’가 감지되었다.

그는 차기 Fed의장과 관련, “자넷 옐런 Fed부의장과 서머스 전 재무장관 모두 후보군 안에 있다”면서 “Fed는 지금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는데 현 단계에서 문제가 되는 건 물가가 아니라 고용이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말대로라면 오바마 역시 다음 Fed의장에 누가 앉든 ‘경기부양기조는 일정부분 이어 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바마의 이같은 연설에도 불구, 주식시장은 비실댔다. 그간 지나치게 오른데 대한 피로감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윌민톤 트러스트 인베스트먼트의 자산배분 딜렉터인 캠볼브라이트는 “지금 뉴욕장세는 위로도 아래로도 끌고 갈 만한 촉매제가 없다”며 “횡보장세의 징후가 농후하다”고 언급했다.

이런가운데 이날 다우지수는 1만5425.51로 72.81포인트 하락했고 나스닥은 3660.11로 9.01포인트, S&P500은 1691.42로 6.46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뉴욕 3대 지수 모두 하락이다.

다만 영국 프랑스 독일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96.23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서부텍사스산 기준 원유값도 배럴당 103달러대에서 역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제 미국의 통화당국은 한동안 휴가 모드에 들어간다. 이달 말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각국 중앙은행총재 통화정책 모임)과 9월 예산안 협상 시작이라는 두 개의 큰 이슈를 만나기까지 미국 증시는 지리한 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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