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지북 "미국 지역경기 나빠지고 있다"...카플란의 매파 발언도 무색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31일(미국시각) 미국 달러가치가 또 떨어졌다. 이번주 들어 연일 하락이다. 이날엔 미국 연준의 베이지북 쇼크가 달러가치를 짓눌렀다.

달러 가치가 연일 떨어지자 달러 대비 유로, 파운드, 엔화의 가치도 연일 절상됐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6.99로 0.42% 하락했다. 연일 하락이다. 전날에도 0.32% 떨어졌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인덱스도 88.50으로 전날의 88.71보다 하락했다.

이날 공개된 연준의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일부 지역의 경제 성장세는 둔화하고 기업들의 낙관론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것이 미국증시에서 금융주의 주가를 추락 시키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를 떨어뜨렸다.

이같은 연준의 경기 전망 악화는 당장 6월 중순 열릴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상 결정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요인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날 연준은 “주요 지역 기업들은 단기적인 전망을 긍정적으로 했지만, 일부 지역에서 낙관론은 다소 약해졌다”고 전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5월22일까지 12개 지역 은행들의 관할 지역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7개 지역에서 '보통의' 경제 성장이 나타났고 4개 지역이 '완만한' 성장을 보였으며 뉴욕지역은 변화가 없었다. 앞서 지난 4월 19일 공개된 베이지북에서는 12개 지역의 경제 활동이 '보통'에서 '완만한' 속도로 확장세를 보인 바 있었는데 이번 베이지북에서는 종전보다 후퇴한 전망을 내놨다.

대부분 지역에서 물가도 보통의 상승세에 그쳤다. 물가는 강철 등 자재 부문에서 상승했지만 식료품과 옷, 자동차 부문에선 내림세를 나타냈다.

그리고 이같은 부정적인 흐름이 이날 달러가치를 약화시켰다.

이날 연설에 나선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최근 물가 부진이 금리 전망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달러 약세를 막지는 못했다.

카플란 총재는 이날 뉴욕의 외교협회에서 가진 연설에서 “물가는 느리게 상승하고 고르지 않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FOMC에서 금리결정과 관련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카플란 총재는 “가장 최근에 나온 물가 지표는 추세에서 역행했으나 앞으로는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올라 연준 목표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전날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물가 압력이 약해지면 올해 후반 금리 인상에 반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카플란 총재는 “경기부양 조치들을 제거해야 하지만 인내심 있고,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며 “올해 후반 두 번 더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기존 태도를 되풀이했다.

미국 달러 약세 속에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1.1246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의 1.1188달러 보다 절상된 것이다.

또한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파운드 환율도 1.2880달러로 전날의 1.2862달러 보다 상승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0.72엔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날 뉴욕시장에서 형성됐던 110.83엔 보다 낮아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달러 대비 엔화와 유로, 파운드화 가치는 이번주 들어 연일 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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