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이전 러시...인력 재배치 등 부담 많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도이체방크는 영국 런던 내 인력 9000명 가운데 4000여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다른 EU 도시로 재배치하는 작업에 나섰다.

세계 최대 신탁규모를 자랑하는 JP 모건은 최근 펀드 서비스 인력 500여명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고용했다.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하기 이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일이다.

스탠더드 차터드는 브렉시트 이후 프랑크푸르트 지점을 자회사로 변경해 EU 내 영업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은행들의 ‘런던 엑소더스’가 진행되면서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영향 가시권에 들어간 영국 내 금융회사의 직원 수는 JP모건이 1만6000여명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바클레이즈(1만명), 도이체방크(9000명), 시티은행(9000명) 등에 달하는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6일 분석자료에서 “글로벌 은행들은 패스포팅 권한을 보유한 더블린, 프랑크푸르트 등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해당 도시들도 적극적인 유치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브렉시트가 되면 글로벌 은행들은 패스포팅 권한 상실로 EU 전체에 대한 영업활동을 런던 중심으로 전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스포팅 권한이란 EU 역내 금융기관은 EU 국가 중 한 곳에서만 설립 인가를 받으면 다른 회원국에서도 별도 인가 없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만약 영국과 EU간 협상에서 EU외 지역에서의 지원부서 운영이 불가능해진다면 글로벌 은행들은 EU 고객 응대 부서뿐만 아니라 리스크, 트레이딩, 자본 관련 부서 모두를 다른 국가로 이전해야 할 것이라는 극단적 견해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은행들은 패스포팅 권한을 보유한 더블린, 프랑크푸르트 등을 대안으로 고려해 이전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브렉시트에 따른 인력 재배치 등 비용 발생, 자본 효율성 저하로 유럽 투자은행들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한 분석기관이 밝히기도 했다. 이익 기준으로 15억 달러(1조6785억원) 에 달하는 금액이다.

인력 재배치 등 비용 증가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저하되면 결국에는 소비자들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상진 연구위원은 “런던 주재 국내 금융기관들도 브렉시트에 따른 대안을 고려해야 하며 금융정책당국은 금융기관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 수는 25개로 글로벌 전체(407개) 및 유럽 지역(40개) 대비 점포 비중은 각각 6.1%, 62.5%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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