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혼조 마감...연준은 미국 경제 자신감 표현했으나 이날 발표된 지표는 부진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4일(미국시각)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날, 뉴욕증시는 연준의 결정에 무덤덤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에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고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의 금리인상은 이미 예고된 것이어서 시장 충격이 크지 않았다”면서 “이날 미국증시는 연준의 금리이슈 보다는 다른 경제지표 부진 및 유가 추락 등에 더 신경썼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4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자산을 축소해 시중 유동성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경제 전망에 대해선 낙관한 점을 반영했다.

이날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이 작성한 ‘골든 매크로 앤 파이낸셜 데일리’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46.09포인트(0.22%) 상승한 2만1374.56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2.43포인트(0.10%) 낮은 2437.92에 마감됐다. 그런가 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 지수는 25.48포인트(0.41%) 밀린 6194.89에 장을 마감했다.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날 기술주 주도로 상승 출발한 증시는 장중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가 오후 들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 중에 반락했다”면서 “이후 다우지수만 골드만삭스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다우지수는 전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경제지표 등을 주목했다.

특히 연준은 이날 이틀에 걸친 6월 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FF) 금리를 1.00~1.25%로 올린다고 밝히고,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된다면 올해 후반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 3월에 내놓은 올해와 내년 금리 인상 전망 경로를 그대로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연준은 또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 등으로 구성된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축소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준은 매달 자산 순만기 규모를 국채 60억달러, MBS 40억달러로 정하고 분기마다 제한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만기 규모를 제한함으로써 완만한 속도로 자산을 축소해가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모든 위원이 자산축소 계획에 동의했다”며 “FOMC 위원회는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한다면 자산 정상화 프로그램을 올해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그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 규모를 유지해왔다. 연준의 자산재투자는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재투자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장기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과 관련해 “그동안의 경제 진전을 반영한 것이다”며 “경기 확장세는 완만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2.1%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통화정책 결정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전략가는 "많은 사람은 연준이 자산축소에 관해서 더 자세한 것을 알려주길 바랐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단지 올해 언젠가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혀, 자산축소에 관한 많은 유연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옐런 의장은 물가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다시 금리를 인상하고, 자산도 축소하길 원했다”며 “증시는 금리 인상을 반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FOMC 전에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부담을 안겼다. 그중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하락해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됐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1.9%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은 3개월 연속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5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를 밑돌았다. 5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1.7% 높아졌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2월 연준의 목표인 2%를 넘어선 이후 4월에 1.7%로 하락했다. 5월 CPI가 하락세를 보인 데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 주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난 5월 미국 소매판매도 자동차와 유류 구매 감소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2분기 경기 반등에 대한 낙관론을 약화시켰다.

미 상무부는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변화 없음(0.0%) 이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5월 소매판매도 0.3%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경제학자들은 “5월 소매판매의 감소는 미국인들이 고용시장과 증시 호조에도 소비를 조심스러워한다”는 의미라며 “따라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의 부진에서 탈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증시 업종별로는 에너지(-1.8%), 소재-(1%), 기술(-0.5%) 등이 떨어졌다. 필수 소비재(0.6%), 유틸리티(0.59%)는 상승했다. 금융주는 0.19% 올랐다.

개별종목에서는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이 0.98% 내려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겼다.

이날 유가 급락으로 쉐브론과 엑손모빌이 각각 1.4%와 1% 하락한 것도 증시를 압박했다.

개장 전 거래에서 올랐던 주요 기술주들은 모두 반락했다.

페이스북이 0.29% 내렸고 넷플릭스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각각 0.34%와 0.26% 떨어졌으며 아마존도 0.44%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에 못 미치는 감소세를 보인 여파로 7개월래 최저치 부근으로 내렸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