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총선에서 패배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상반된 결과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협상 분위기를 크게 바꾸고 있다.

영국은 1년 전 브렉시트를 선택한 강경한 기세를 크게 상실했다. 친 EU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이 총선에서 압승하자, EU측은 영국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양측의 협상 대표가 공식 협상을 위해 19일(한국시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부터 엿보였다.

로이터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영국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새롭고 깊고도 특별한 동반관계”가 영국과 유럽인들에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갈라서는 일보다 단합할 일이 더 많다”며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강조했다.

EU측 인사로 프랑스의 장관 출신인 미셸 바니에는 지난 1년 동안 인내의 한계를 보였으며 영국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4월 야당인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지지율에 고무돼 조기 총선을 결정했다. 이미 과반수를 넘은 보수당 의석을 더욱 늘려 브렉시트 협상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는 두 달 동안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끝내 보수당은 과반수를 상실하고 말았다. 제1당으로 여전히 정권은 지키고 있지만, 당장 메이 총리의 거취부터 도전받고 있다.

총선 패배 후 보수당 내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데이비스 장관과 같은 ‘브렉시트론자’들은 단일시장과 관세협정으로부터 이탈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등은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해 긴밀한 관세협정을 맺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다 EU 잔류를 선호하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와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잉글랜드가 아닌 영국(United Kingdom)의 분열로 이어질 소지를 안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시점에 영국내 거주하는 EU 회원국의 국민 300만 명에 대한 보상을 EU는 우선적으로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U는 한편, 영국의 별도 자유무역협정 제안을 일축하고 있다.

EU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협상과정에서 영국에 대한 양보가 다른 회원국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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